고사성어 1233

학택지사(涸澤之蛇)

학택지사(涸澤之蛇) 물 말라버린 못의 뱀, 남의 위력을 빌려 과시함 [물마를 학(氵-8) 못 택(氵-13) 갈 지(丿-3) 긴뱀 사(虫-5)] 상관이 아랫사람을 위하는 만큼 윗사람도 보답을 받는다. 부하를 끔찍이 사랑하면 상관을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일하는 경우가 많다. 자신이 높은 지위에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주변 사람을 무시한다면 아랫사람으로부터 존경을 받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높은 사람의 위세를 이용하기만 하고 부하가 이익을 독차지한다면 되는 조직이 아니다. 상관이 분수에 넘치는 행동을 않는데도 소인배들이 거들먹거리는 것은, 여우가 호랑이를 꾀어 함께 숲을 어슬렁거리자 다른 동물들이 무서워 모두 피한다는 狐假虎威(호가호위)라는 좋은 비유가 있다. 물이 말라버린 못(涸澤)에서 옮겨가는 뱀(..

고사성어 2023.01.12

절영지연(絶纓之宴)

절영지연(絶纓之宴) - 갓끈을 끊고 노는 잔치 [끊을 절(糸/6) 갓끈 영(糸/17) 갈 지(丿/3) 잔치 연(宀/7)] 갓끈과 푸근한 술자리는 무슨 관계가 있을까. 옛 사람들은 주연에서도 근엄하게 의관을 정제하고 기품 있게 즐겼는데 갓끈을 풀어헤치다니 그만큼 격식을 잊고 분위기를 즐기라는 의미였겠다. 성대한 술자리에서 흥겹게 논다는 의미의 성어는 杯盤狼藉(배반낭자)나 觥籌交錯 (굉주교착, 觥은 뿔술잔 굉, 籌는 산가지 주), 주야로 술 마시고 논다는 卜晝卜夜(복주복야) 등이 있다. 여기에 더한 절영지연(絶纓之宴)은 남에게 너그러운 덕을 베푸는 것을 비유하여 단순히 노는 술자리만이 아니고 화합이 잘 되어 생산성을 높이는 회의를 연상할 수 있는 뜻도 포함한다. 絶纓之會(절영지회)나 간단히 줄여 絶纓(절영)..

고사성어 2023.01.11

포신구화(抱薪救火)

포신구화(抱薪救火) 섶을 안고 불을 끄다, 재난을 구하려다 더 큰 화를 부르다. [안을 포(扌/5) 섶 신(艹/13) 구원할 구(攵/7) 불 화(火/0)] 불이 잘 붙는 땔나무를 통틀어 섶이라 한다. ‘섶을 지고 불로 들어가려 한다’는 속담이 있다. 당장에 불이 붙을 섶을 안고(抱薪) 이글거리는 불을 끄려(救火) 속으로 뛰어든다면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 아닐 수 없다. 불을 끄려다 되레 큰 불로 번지게 할 것이 뻔하다. 재난을 구하려다 잘못된 방법 때문에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들이거나 앞뒤 가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짓을 비웃는 뜻의 성어다. 負薪救火(부신구화), 救火投薪(구화투신), 負薪入火(부신입화)도 같은 뜻이다.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말엽 강성한 秦(진)나라는 힘을 믿고 이웃..

고사성어 2023.01.10

고보자봉(故步自封)

고보자봉(故步自封) 옛 버릇으로 스스로를 옭아매다,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다. [연고 고(攵/4) 걸음 보(止/3) 스스로 자(自/0) 봉할 봉(寸/6)] ‘만물은 유전한다(panta rhei)’고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Heracleitos)는 말했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流轉(유전)하여 같은 상태로는 있을 수 없고 한 곳에 머무는 일도 없다는 것은 당연하다. 우주 만물은 생기고 없어지며 끊임없이 변천한다는 生滅流轉(생멸유전)이란 성어도 마찬가지다. 산천은 옛 모습 그대로라며 依舊(의구)하다 해도 桑田碧海(상전벽해),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 그런데 이랬다저랬다 하는 人心朝夕變(인심조석변)의 경망함 말고 몸에 익숙한 것을 세태의 변화에 맞추는 일은 어렵다. 잘 아는 분야나 가진 것이 ..

고사성어 2023.01.10

월하빙인(月下氷人)

월하빙인(月下氷人) 결혼을 중매해 주는 사람 [달 월(月/0) 아래 하(一/2) 얼음 빙(水/1) 사람 인(人/0)] 남녀에게 짝을 맺어주는 이 말은 뜻이 어디서 왔는지 아리송하지만 각각 月下老(월하로)와 氷上人(빙상인)이라는 두 이야기를 묶어 된 성어다. 요즘같이 젊은이들이 결혼할 형편이 안 되어 무작정 미루기만 하는 때에 꼭 필요한 사람이다. 최근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혼인건수가 전년동기보다 2.8% 늘어난 1,221건 이었지만 증가폭이 감소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혼인한 지 30년 이상 된 부부의 "황혼 이혼"도 늘어났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월하빙인(月下氷人)도 가히 속수무책일는지 모른다. 唐(당)나라 때 李復言(이복언)이라는 사람이 쓴 ‘續幽怪錄(속유괴록)’ 이야기부터 보자. 韋固(위고)..

고사성어 2023.01.08

고황지질(膏肓之疾)

고황지질(膏肓之疾) 오랫동안 앓고 있어 고치기 어려운 병이나 버릇 [기름 고(肉/10) 명치끝 황(肉/3) 갈 지(丿/3) 병 질(疒/5)] 고황에 든 병이라고 흔히 말하지만 膏(고)는 심장 아래 부분의 작은 비계, 肓(황)은 가슴 위의 작은 막으로 심장과 횡격막 사이를 말한다. 만약 병균이 이곳에 침범하면 고치기가 어렵다고 전해진 곳이다. 몸 깊은 곳에 병이 들었으니 침이 미치지 못하므로, 병을 고칠 수 없다는 뜻이다. 여기에서 뜻이 넓혀져 사물의 고치기 어려운 병폐나 나쁜 버릇을 가리키게 되었다. 孔子(공자)의 春秋(춘추)를 주석하는 春秋三傳(춘추삼전) 중에서도 역사적 실증적 해석을 중심으로 한 左丘明(좌구명)의 ‘左氏傳(좌씨전)’에 이 말이 사용됐다. 晉(진)나라의 景公(경공)이 병이 위독해져 秦(..

고사성어 2023.01.07

요원지화(燎原之火)

요원지화(燎原之火) - 언덕에 번지는 불 [횃불 료(火/12) 언덕 원(厂/8) 갈 지(丿/3) 불 화(火/0)] 요원의 불길이란 말을 쓸 때가 있다. 이 때의 요원이 횃불, 불탄다는 뜻의 燎다. 너른 벌판에 삽시간에 번지는 불길이니 무서운 형세다. 바람이라도 불면 걷잡을 수 없다. 온 산을 물들였던 진달래가 숙지근해지더니 지금 철쭉의 명소인 지리산 바래봉이나 합천의 황매산 등지는 만산의 장관을 보여준다고 매체마다 소개하고 있다. 들판의 불길과 같이 멀리서 본 철쭉도 요원과 다름없다. 이와 함께 이 말은 세력이 매우 대단하여 원상태로 회복하기 어려움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 됐다. 尙書(상서)라고도 하는 중국 고대의 기록 ‘書經(서경)’ 商書盤庚(상서반경)편에 이 말이 먼저 등장한다. 商(상)나라 반경은..

고사성어 2023.01.06

추선(秋扇)

추선(秋扇) 가을철의 부채, 철이 지난 물건, 남자의 사랑을 잃은 여인 [가을 추(禾/4) 부채 선(戶/6)] 더위를 쫓는데 가장 간편한 부채는 다른 곳에도 쓰임새가 많다. 접었다 폈다 할 수 있는 접부채 合竹扇(합죽선)은 전통혼례 때 신랑신부의 얼굴을 가리는 의례용에서 고전 무용 부채춤으로, 무당들이 굿을 할 때도 빠지지 않는다. 유명 서화가의 그림이나 시를 쓴 작품으로 내려오는 문화재도 된다. 처음 만들어졌을 때는 무더위를 가시게 했던 것이 선풍기나 에어컨이 흔한 요즈음에는 주목적을 잃어가는 중이다. 이것을 애틋하게 여기며 노래한 것이 있다. ‘선풍기나 에어컨은 인간의 피부를 시원하게 한다. 그러나 부채는 피부보다 마음을 더 시원하게 한다.’(이어령) 이처럼 더위를 쫓고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는..

고사성어 2023.01.06

학철부어(涸轍鮒魚)

학철부어(涸轍鮒魚) - 수레바퀴 자국에 괸 물에 있는 붕어. [물마를 학, 바퀴자국 철, 붕어 부, 고기 어] 옛날 포장이 안 된 길로 수레가 다녀 움푹 팬 곳에 비가 오면 물이 고인다. 곧 비가 그치면 말라붙을 참이다. 그런데 어디서 들어왔는지 그곳에 붕어가 한 마리 들어있다. 붕어의 처지가 어떨까. 바로 ‘독 안의 쥐’ 신세다. 이처럼 바퀴자국 물이 마른 곳(涸轍)에 있는 붕어(鮒魚)라는 비유의 성어는 매우 위급한 처지에 있거나 몹시 고단하고 옹색한 사람을 이른다. 물마를 涸(학) 글자는 잘못 읽기 쉬운 글자로 조심해야 한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때 道家(도가)의 대표자 莊子(장자)가 쓴 ‘莊子(장자)’에 나온다. 이 책은 사람의 힘을 더하지 않은 그대로의 자연, 無爲..

고사성어 2023.01.04

대발철시(大鉢鐵匙)

대발철시(大鉢鐵匙) 큰 주발에 놋수저로 먹는 밥, 일본인이 탐욕으로 봄 [큰 대(大/0) 바리때 발(金/5) 쇠 철(金/13) 숟가락 시(匕/9)] 大鉢(대발)은 흔히 말하는 발이 큰 사람 ‘대발’이 물론 아니고 큰 밥그릇이다. 사기로 만든 沙鉢(사발), 놋쇠로 만든 周鉢(주발)이라 하는 것과, 스님의 공양할 때 쓰는 그릇 바리때를 鉢盂(발우)라 할 때와 같은 글자를 쓴다. 숟가락과 젓가락을 말하는 수저는 匙箸(시저)에서 왔는데 鐵匙(철시)는 쇠로 만든 숟가락이다. 큰 그릇에다 위로 수북하게 담은 高捧(고봉)밥에 튼튼한 쇠수저라 하면 먼저 떠오르는 것이 있다. 많이 먹어야 힘을 쓸 수 있다며 머슴들에 권하고, 예전 할머니들이 잘 큰다고 손자들에게 권했던 정이 느껴진다. 배불리 잘 먹기만 하면 걱정이 없다..

고사성어 2023.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