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3

걸화걸항(乞和乞降)

걸화걸항(乞和乞降) 강화하기를 빌고 항복하기를 빌다. [빌 걸(乙/2) 화할 화(口/5) 빌 걸(乙/2) 내릴 강, 항복할 항(阝/6)] 적국이 강력한 군대를 이끌고 국경을 침범해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다고 하자. 지도자는 막을 힘도 없으면서 玉碎(옥쇄)를 각오하고 대적해야 할까, 도저히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무릎을 꿇는 것이 옳을까. 1636년 丙子胡亂(병자호란) 때의 결과가 좋은 예다. 오랑캐에 항복할 수 없다며 죽어도 싸워야 한다는 斥和派(척화파)와 싸움을 멈추고 적과 협상하여 나라를 지켜야 한다는 主和派(주화파)가 팽팽했다. 明(명)에 대한 신의를 지키기 위해 淸(청)의 요구를 거절했다가 나라는 유린되고 백성들은 죽어나가 결국 仁祖(인조)는 三田渡(삼전도)의 굴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고사성어 2022.08.08

감어지수(鑑於止水)

감어지수(鑑於止水) 흔들림 없는 물에 비춰 거울로 삼다. [거울 감(金/14) 어조사 어(方/4) 물 수(水/0)] 거울은 사람이나 물체의 겉모습을 비춘다. 흘러가는 물에서는 비춰볼 수 없고 고요히 있어야 자신을 볼 수 있다. 미소년 나르키소스(Narcissos)도 표면이 잔잔한 호수 위로 자기 모습이 드러나자 반했다. 흘러가지 않으니 멈춰있는 물 止水(지수)가 곧 거울이라 맑은 거울 明鏡(명경)과 합쳐지면 잡념과 가식이 없는 마음을 비출 수 있다고 봤다. 같은 거울이라도 쇠붙이로 만든 鑑(감) 또는 鑒(감)은 속까지 비추는 본받을만한 모범이다. 龜鑑(귀감), 寶鑑(보감) 등이 그것이다. 고요히 멈춰있는 물로 자신을 비춰 내면을 돌아보며 본보기로 삼는다는 것은 평온한 마음을 가지면 사물을 객관적으로 볼 ..

고사성어 2022.08.07

임인유현(任人唯賢)

임인유현(任人唯賢) ○ 인품과 능력이 뛰어난 사람에 일을 맡기다. ○ 任(맡길 임) 人(사람 인) 唯(오직 유) 賢(어질 현) 尙書(상서)라고도 하는 중국 고대의 기록 ‘書經(서경)’에 같은 뜻의 글이 실려 역사도 오래 됐다. 商(상)나라의 20대 왕 武丁(무정)은 현명한 재상에게 정치를 맡겨 기울어가는 나라를 바로잡았다. 담장을 쌓는 노예 출신의 傅說(부열)을 발탁하여 재상으로 삼고 충언을 귀담아들은 왕도 무정이었다. 나라가 잘 다스려지고 어지러워지는 것은 모두 관리들의 손에 달려 있다면서 부열이 무정에게 고한 말이 說命(열명) 중편에 나온다. ‘벼슬은 사사로이 친한 사람에게 주어서는 안 되고 능력 있는 이에게 주시고(官不及私昵 惟其能/ 관불급사닐 유기능), 작위는 나쁜 덕을 가진 사람에게 주시지 말고..

고사성어 2022.08.07

녹사수수(鹿死誰手)

녹사수수(鹿死誰手) 사슴은 누구의 손에 죽는가, 세력이 비슷하여 승부를 가리지 못함 [사슴 록(鹿/0) 죽을 사(歹/2) 누구 수(言/8) 손 수(手/0)] 모가지가 길어 슬픈 짐승 사슴이 어찌 왕권이나 패권을 상징하게 됐을까. 나뭇가지 모양의 뿔이 대지를 상징하고, 재생되므로 영생을 나타냈는지 모를 일이지만 사슴을 쫓는다는 逐鹿(축록)은 史記(사기)에서 비롯됐다. 중국 첫 통일국가 秦(진)이 망한 후 약체였던 漢高祖(한고조)가 최후의 승리를 이룰때 측근의 도움이 컸다. 兎死狗烹(토사구팽)된 명장 韓信(한신)의 모사 蒯通 (괴통, 蒯는 기름새 괴)은 잡혀 와서도 劉邦(유방) 앞에서 당당했다. 진나라가 사슴을 잃어 천하 호걸들이 모두 쫓았는데 (秦失其鹿 天下共逐/ 진실기록 천하공축) 유방을 몰랐기 때문에 ..

고사성어 2022.08.07

일신우신(日新又新) -

일신우신(日新又新) 날로 새로워지고 또 새로워진다. [날 일(日/0) 새 신(斤/9) 또 우(又/0) 새 신(斤/9)] 새로운 것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새 옷, 새 신발, 새 집에 새 가구 등 생각만 해도 신이 난다. 일상에서 흔히 쓰는 ‘새 술은 새 負袋(부대)에’라는 말이 있다. 우리 속담이 아니고 성서에서 유래한 영국 격언이다. 새 술이라서 새 가죽 자루에 넣는다는 것이 아니고 낡은 부대에 넣으면 솔과 같이 못 쓰게 된다는 이야기다. 孔子(공자)도 옛것만 많이 익혀서는 쓸모가 없고 그것에 바탕을 두고 새로운 것을 익혀야 남의 스승이 될 수 있다고 溫故知新(온고지신)의 중요성을 가르쳤다. 나날이 새로워지고(日新) 또 새로워진다(又新)는 잘 알려진 이 성어는 日日新 又日新(일일신 우일신)의 ..

고사성어 2022.08.07

불합시의(不合時宜)

불합시의(不合時宜) 때와 장소에 맞지 않다. [아닐 불(一/3) 합할 합(口/3) 때 시(日/6) 마땅 의(宀/5)] 그때 그때의 사정에 잘 들어맞는 것이 時宜(시의)다. 때와 장소에 따라 그에 맞아야 잘 돌아가는 것이 세상이치인데 그렇지 못하고 적합하지 않은(不合) 경우가 많아 삐걱거린다. 아는 사람이 많아 낯이 넓다는 말을 듣는 사람이 엉뚱한데 얼굴을 들이민다면 단번에 낯이 두껍다는 말을 듣는다. 생각하지도 못한 사람이 나온다면 한때 유행했던 트로트 노래 제목처럼 ‘니가 왜 거기서 나와’라며 핀잔받기 십상이다. 알맞은 때가 있고 적합한 장소가 있기 마련인데 그렇지 못해 어긋난 사례가 중국 後漢(후한) 역사가 班固(반고)의 대작 ‘漢書(한서)’에 실려 있다. 前漢(전한) 말기 13대 哀帝(애제)는 20..

고사성어 2022.08.07

천지망아(天之亡我)

천지망아(天之亡我) 하늘이 나를 망하게 했다, 자신은 아무 잘못이 없다. [하늘 천(大/1) 갈 지(丿/3) 망할 망(亠/1) 나 아(戈/3)] 사람은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만약 현인들에게 과오가 없었다면 어리석은 자들은 온통 절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말이 있듯이 현명한 자들도 잘못할 수 있다. 다만 일이 잘못 되었을 때 ‘잘 되면 제 탓, 못되면 조상 탓’이라며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孔子(공자)님 말씀도 있다. ‘군자는 허물을 자신에게서 구하고, 소인은 허물을 남에게서 구한다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 산을 뽑는 장수였지만 군자는 되지 못한 項羽(항우)는 자신이 전투에 진다는 것이 결코 믿어지지 않았다. 처음 중국을 통일한 秦始..

고사성어 2022.08.07

율래서우(聿來胥宇)

율래서우(聿來胥宇) 함께 와 살 곳을 살피다, 사이좋게 지내다. [붓 율(聿/0) 올 래(人/6) 서로 서(肉/5) 집 우(宀/3)] 오른손에 붓을 잡고 있는 모양을 본뜬 붓 聿(율)이란 글자는 만드는 원료인 대[竹/ 죽]가 들어가 筆(필)로 대체됐다. 이후 붓이란 뜻보다 마침내, 스스로, 함께 등 여러 의미를 갖게 되는데 기본 부수라도 쓰임새는 적다. 조상의 덕을 이어받아 닦는다는 聿修(율수) 정도가 표준사전에 올랐고, 엄숙할 肅(숙), 방자할 肆(사), 비롯할 肇(조) 등이 부수에 들어 있다. 당연히 포함된 성어도 孟子(맹자)에 함께 와서(聿來) 집터를 서로 살펴봤다(胥宇)는 詩經(시경)의 구절을 인용하며 언급한 외에는 드물다. 중국 고대 周(주)나라의 토대를 세운 文王(문왕)의 조부 古公亶父(고공단..

고사성어 2022.08.07

측은지심(惻隱之心)

측은지심(惻隱之心) 불쌍히 여기는 마음, 타고난 착한 마음으로 四端(사단)의 하나 [슬플 측(⺖/9) 숨을 은(阝/14) 갈 지(丿/3) 마음 심(心/0)] 사람은 태어나면서부터 성품이 착하나 나쁜 환경이나 물욕으로 인해 악하게 된다. 孟子(맹자)의 性善說(성선설)이다. 사람들은 천부적으로 선한 본성을 갖고 태어나기에 남의 고통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데 그것이 仁義禮智(인의예지)의 근본을 이루는 四端(사단)이란 이야기다. 이에 반해 荀子(순자)는 性惡說(성악설)을 주장하며 선천적으로 한없는 욕망을 가지고 있는 인간을 그대로 두면 파멸하기 때문에 禮(예)로써 바로잡아야 한다고 주장해 대조적이다. 맹자는 누구나 남의 고통을 차마 외면하지 못한다는 마음이 있다고 주장하며 재미있는 어린아이와 우물 이야기를..

고사성어 2022.08.07

제인확금(齊人攫金)

제인확금(齊人攫金) 제나라 사람이 금을 움켜쥐다, 앞뒤 가리지 않고 욕심만 차리다. [가지런할 제(齊/0) 사람 인(人/0) 움킬 확(扌/20) 쇠 금(金/0)] 어떠한 일에 정신을 집중하여 옆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른다면 어떤 평을 들을까. 후일 그 일이 빛을 발하여 큰 성과를 얻는다면 칭찬 일변도일 것이다. 그런 일은 드문 일이라 더 중요한 것을 잃었다고 욕먹는 일이 많다. 책을 잃느라 먹이던 양을 잃었다면 讀書亡羊(독서망양)이라 본분을 잃은 것이 되고, 사마귀가 매미를 노려 엿보기만 하다 참새의 밥이 된다는 螳螂捕蟬(당랑포선)은 목숨까지 잃는다. 사물에 정신이 팔리면 본 뜻을 잃는다고 玩物喪志(완물상지)라 경계했다. 재물을 싫어하는 사람이 눈앞의 금만 들어오고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는 제나라 사람..

고사성어 2022.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