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3

여반장(如反掌)

여반장(如反掌) 손바닥을 뒤집는 것 같다, 아주 쉬운 일 [같을 여(女/3) 돌이킬 반(又/2) 손바닥 장(手/8)] 아주 쉬운 일을 비유하는 많은 말 중에서 자주 쓰는 말은 ‘땅 짚고 헤엄치기’나 ‘누워서 떡 먹기’일 것이다. 하지만 너무 쉽게 가려다가 코 다치거나 체할 수 있다. ‘떡을 누워서 먹으면 콩가루가 떨어진다’고 한역한 속담 餅臥喫 豆屑落(병와끽 두설락, 屑은 가루 설)도 있다. 손쉬운 것을 이를 때의 한자성어는 주머니 속 물건 꺼내는 囊中取物(낭중취물), 손바닥에 침 뱉기처럼 쉽게 얻는다는 唾手可得(타수가득), 태산으로 알 누르기 泰山壓卵(태산압란)처럼 아주 많다. 이 많은 중에 역시 가장 쉬운 일은 손바닥을 뒤집는 것과 같다는 이 말이다. 이것이야말로 힘이 안 들어간다. 쉽다는 말이 붙은..

고사성어 2022.08.09

일수사견(一水四見

일수사견(一水四見) 한 가지 물을 네 가지로 보다, 사물을 모두 똑 같이 인식할 수 없다. [한 일(一/0) 물 수(水/0) 넉 사(口/2) 볼 견(見/0)] 한 가지 사안을 두고 생각하는 것이 천차만별인 것처럼 구체적인 물건을 보고도 받아들이는 것이 다른 경우가 많다. 아는 만큼 보이고 그것이 전부인 것처럼 여긴다는 좋은 비유에 群盲撫象(군맹무상)을 든다. 큰 코끼리를 두고 앞이 보이지 않는 장애인들마다 뱀으로, 무로, 평상 등으로 자기가 만진 것을 진짜로 여긴다. 잘 보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주관이나 선입견에 얽매여 본질을 바로 보지 못한다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불교에 같은 사물을 보는 주체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좋은 가르침이 있다. 한 가지의 물(一水)을 가지고 네 가지로..

고사성어 2022.08.08

운근성풍(運斤成風)

운근성풍(運斤成風) - 도끼를 움직여 바람소리를 내다, 최고 경지의 기술자 [옮길 운(辶/9) 근 근(斤/0) 이룰 성(戈/3) 바람 풍(風/0)] 기술이나 능력이 경지에 오른 사람은 도구나 조건을 탓하지 않는다. 기술의 최고 달인이라 할 庖丁(포정, 庖는 부엌 포)은 소를 잡아 뼈와 살을 해체하는 솜씨가 신기에 가까우면서도 19년 동안 칼을 갈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된 데는 마음의 눈으로 소의 살과 뼈, 근육 사이의 틈새를 보고 그 사이로 칼을 지나가게 하는데 수천 마리의 소를 잡았지만 한 번도 실수로 살이나 뼈를 다치게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우주의 본질을 아기자기하게 우화를 통해 비유한 莊子(장자)의 庖丁解牛(포정해우)에 나오는 이야기다. 포정과 마찬가지로 과장이 섞인 또 하나의 재주꾼이 역시 ..

고사성어 2022.08.08

피갈회옥(被褐懷玉)

피갈회옥(被褐懷玉) 굵은 베옷 속에 구슬을 품다, 겉은 보잘 것 없어도 속이 알차다. [입을 피(衤/5) 갈색 갈(衤/9) 품을 회(忄/16) 구슬 옥(玉/0)] 속에 든 것은 보잘 것 없어도 잘 꾸미면 돋보인다. ‘의복이 날개’라 옷을 잘 입으면 한 인물 더 잘나 보인다. 하지만 추잡함을 감추려고 의도적으로 겉포장에 힘쓴다면 언젠가는 들통 난다. 내면은 형편없는데 겉모양만 금옥처럼 꾸민 金玉敗絮(금옥패서)가 되고 더 낮춰 錦褓裏犬矢(금보리견시), ‘비단보에 개똥’이라 욕만 먹는다. 양고기 간판에 개고기를 팔면 羊頭狗肉(양두구육)의 사기다. 반대의 경우도 있다. 검은 가마솥의 속에는 하얀 밥이 소복하여 군침을 돋운다. 온갖 지혜로 가득한 현인이 겉보기에는 어리숙하게 보이는 것이 그것이다. 겉에는 굵은 베..

고사성어 2022.08.08

피장봉호(避獐逢虎)

피장봉호(避獐逢虎) 노루를 피하다 범을 만나다, 작은 화를 벗어나려다 큰 화를 당하다. [피할 피(辶/13) 노루 장(犭/11) 만날 봉(辶/7) 범 호(虍/2)] 노루는 성격이 온순하고 겁이 많다. 작은 무리를 지어 잡초나 나무의 어릴 싹, 잎을 주식으로 한다. 중국이나 만주 아무르 지역에 두루 살지만 유독 우리나라에 노루에 관련된 속담이 많다. 한자로 번역한 것도 제법 된다. 재미있는 몇 가지만 보자. 打獐之杖(타장지장)은 글자대로 ‘노루 때린 막대기’다. 어쩌다 노루를 잡은 막대기로 늘 잡을 수 있다며 요행을 바라는 어리석음을 말한다. 마찬가지로 ‘노루 꼬리가 길면 얼마나 길까 (獐毛曰長 幾許其長/ 장모왈장 기허기장)’는 보잘 것 없는 재주를 지나치게 내세우는 것을 비웃는다. 덩치가 1m가 넘게 제..

고사성어 2022.08.08

통심질수(痛心疾首)

통심질수(痛心疾首) 마음이 상하고 골치가 아픔 [아플 통(疒/7) 마음 심(心/0) 병 질(疒/5) 머리 수(首/0)] 몹시 분하거나 억울하여 한스러운 것은 痛恨(통한)이다. 몹시 마음이 상하여 사무치면 痛心(통심)이 된다. 마음이 아프면 명의가 와도 고칠 수가 없다. 마음은 보이지 않는 속병이기 때문이다. 마음을 다스려 편안하게 해 줄 수련법에 맡길 일이다. 무엇이나 중도에 그만 두어 피상적인 반거충이보다 차라리 아무 것도 모르면 마음이 되레 편하다. 이럴 때 말하는 ‘모르면 약이요 아는 게 병’이란 속담은 쓸데없는 곳에 마음을 두지 말라는 교훈이다. ‘모르는 것이 부처’란 말도 같다. 마음이 편하지 않고(痛心) 골치가 아프다(疾首)는 몹시 심할 정도로 몸의 상태가 좋지 않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 말이..

고사성어 2022.08.08

활구자 승어사정승(活狗子 勝於死政丞)

활구자 승어사정승(活狗子 勝於死政丞) 살아있는 개가 죽은 정승보다 낫다. [살 활(氵/6) 개 구(犭/5) 아들 자(子/0) 이길 승(力/10) 어조사 어(方/4) 죽을 사(歹/2) 정사 정(攵/5) 정승 승(一/5)] 우리가 사는 세상을 고통이 가득 찼다 하여 苦海(고해)로 자주 비유한다. 괴로움이 끝이 없는 인간세상이 파도가 휘몰아치는 거친 바다와 같다고 봤다. 그곳에 빠진 채 살아가는 사람은 苦海衆生(고해중생)이다. 고해에 빠져 허우적대다 삶을 포기하는 소수도 있겠지만 역시 많은 사람들은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삶을 개척한다. 여기에 적합한 적나라한 속담이 있다. 아무리 천하고 고생스럽게 살더라도 죽는 것보다는 사는 게 낫다는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이다. 유사한 속담도 많아 ‘땡감을 따 먹..

고사성어 2022.08.08

난자이사(難者二事)

난자이사(難者二事) 사람이 하기 어려운 일 두 가지 [어려울 난(隹/11) 놈 자(耂/5) 두 이(二/0) 일 사(亅/7)]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 무엇일까. 사람마다 삶이 다르니 어려움을 느끼는 것도 각각 다를 터이지만 공감이 가는 것이 있다. 사람이 사람을 아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이라고 하고, 또 프랑스의 작가 생텍쥐페리(Saint-Exupéry)의 ‘어린 왕자’에 나온다고 하는 유명한 말이 있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일은 사람이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이란다. 모두 어려운 일임은 분명한데 모두에 꼭 들어맞는 것일 수는 없다. 사람이 하기 어려운(難者) 두 가지 일(二事)이라 하면 조선 후기의 문신 柳觀鉉(유관현, 1692~1764)을 떠올리게 된다. 한문학자 정민 교수의 일간지 연..

고사성어 2022.08.08

질풍경초(疾風勁草)

질풍경초(疾風勁草) 모진 바람에도 꺾이지 않는 강한 풀, 꿋꿋한 절개를 가진 사람 [병 질(疒/5) 바람 풍(風/0) 굳셀 경(力/7) 풀 초(艹/6)] 풀은 약하다. 건드리면 스러진다. 그러나 어깨를 겯고 힘을 합치면 적장을 잡고 원수를 갚게 해준다. 結草報恩(결초보은)이 말해주는 고사다. 풀은 약하지만 생명력은 질기다. 보통 백성을 말할 때 民草(민초)라 하는데 바로 떠오르는 시가 있다. ‘풀이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눕는다/ 바람보다도 더 빨리 울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난다.’ 김수영 시인의 ‘풀’이다. 이처럼 질긴 생명력을 나타내는 속담도 있다. ‘빠른 바람에 굳센 풀을 안다’는 마음의 굳은 의지와 절개는 시련을 겪고 나서 더 뚜렷하게 나타난다는 말이다. 이와 똑 같은 뜻의 말이 모진 바람(..

고사성어 2022.08.08

명모호치(明眸皓齒)

명모호치(明眸皓齒) - 맑은 눈동자와 하얀 치아, 미인의 별칭 [밝을 명(曰/4) 눈동자 모(目/6) 흴 호(白/7) 이 치(齒/0)] 아름다움은 얼굴보다 마음에 있다고 마음에 없는 말을 많이 해 왔다. ‘진리는 현명한 마음에 있고, 미는 참된 마음에 있다’거나 ‘아름다운 얼굴이 추천장이라면 아름다운 마음은 신용장이다’라는 격언이 그것이다. 그렇더라도 마음은 볼 수 없으니 보이는 얼굴로 아름다움을 나타내고 그것을 보고 찬탄한다. 숱하게 많은 미인을 가리키는 말 중에서 깨끗한 눈동자(明眸)와 새하얀 치아(皓齒)라는 이 성어도 중국 4대 미인 중 楊貴妃(양귀비)를 가리키는 말에서 나왔다. 이 난에서도 소개한 傾國之色(경국지색)이나 沈魚落雁(침어낙안) 중에서 羞花(수화)에 해당한다. 중국의 전성시대였던 唐(당..

고사성어 2022.0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