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1

애인희시(愛人喜施)

애인희시(愛人喜施) 사람들을 사랑하고 베풀기를 좋아하다. [사랑 애(心/9) 사람 인(人/0) 기쁠 희(口/9) 베풀 시(方/5)] 좋은 글자만 모아 만든 듯한 이 성어는 성인의 경지에 오른 사람의 행적인 것처럼 보이지만 의외로 劉邦(유방)의 사람 됨됨이를 묘사하는 첫머리에 나온다. ‘楚漢志(초한지)’ 등으로 잘 알려졌듯이 漢(한)나라의 초대 황제인 유방은 원래 太祖(태조)였는데 司馬遷(사마천)이‘史記(사기)’에서 高祖(고조)로 기술한 뒤부터 통칭이 되었다.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고 베풂을 어떻게 했는지 세세한 내용은 나오지 않아도 高祖本紀 (고조본기)에 대뜸 이렇게 기술한다. 유방은 코가 높고 얼굴은 용을 닮았으며 수염이 멋지고 왼쪽 넓적다리에는 72개의 검은 점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仁而愛人 喜..

고사성어 2024.01.05

득과차과(得過且過)

득과차과(得過且過) - 그럭저럭 되어가는 대로 살다, 한가하게 세월을 보내다. [얻을 득(彳/8) 지날 과(辶/9) 또 차(一/4) 지날 과(辶/9)] 일이나 행동을 적당히 하는 모양을 대충, 또는 대충대충이라 하는데 원래 大總(대총)에서 나왔다고 한다. 대강으로라도 전체를 모으고 거느린다는 뜻이 얼렁뚱땅 해치운다는 편의주의로 변했다. 자신의 능력에 넘치는 일은 아예 손대지 말아야 하는데 대충 했다가는 더 그르치게 된다. 그런데 아예 도전하지도 못할 처지라면 바람이 불고 물결이 치는 대로 그저 따라가기만 할 수밖에 없는 風打浪打(풍타낭타)가 된다. 굳은 의지와 기력이 없이 그럭저럭 되어가는 대로 사는 것을 뜻하는 것이 이대로 보내고 (得過) 저대로 보내자(且過)라는 성어다. 별로 하는 일 없이 한가하게 ..

고사성어 2024.01.03

지란지교(芝蘭之交)

지란지교(芝蘭之交) - 지초와 난초의 교제, 벗 사이의 맑고도 높은 사귐 [지초 지(艹/4) 난초 란(艹/16) 갈 지(丿/3) 사귈 교(亠/4)] 친구 사이의 友情(우정)을 예찬한 말은 東西古今(동서고금)을 통해 부지기수다. ‘인생에서 우정이 없으면 태양을 없애는 것과 같다’거나 ‘우정은 기쁨을 배가하고 슬픔을 반감한다’가 대표적이다. 반면 우정의 대부분은 보이기 위한 것이라든가 어떤 목적을 위해서 시작된 우정은 그것이 이루어지면 끝난다고 꼬집은 말도 있다. 이해관계가 개입된 우정은 진정한 것이 아니란 교훈이다. 우정을 나타내는 성어도 많고 소개도 많이 했다. 약용과 염료로도 사용하고 향기가 좋은 식물 芝草(지초)와 蘭草(난초) 같은 우정이라면 남에게도 느껴질 만큼 맑고도 고귀한 사귐을 말한다. 孔子(..

고사성어 2023.12.30

거립지교(車笠之交)

거립지교(車笠之交) - 신분의 귀천을 뛰어넘은 우정 [수레 거(車/0) 삿갓 립(竹/5) 갈 지(丿/3) 사귈 교(亠/4)] 친구 사이의 아름다운 우정을 기리는 고사는 쌔고쌨다. 혈연이 아니면서 혈연 이상으로 서로 돕고, 친구의 위험을 자기가 안는 미담이 많아 이 난에서도 다수 소개했다. 이번엔 약간 생소하여 평시엔 잘 사용하지 않는 우정에 관한 성어도 한 번 모아 보자. 먼저 淸(청)나라 金纓(금영)이 편찬한 격언집 格言聯璧(격언연벽)의 구절엔 이런 것이 있다. ‘노름과 오락으로 사귄 친구는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술과 음식으로 사귄 친구는 한 달을 넘기지 못한다. 세력과 이익으로 사귄 친구는 한 해를 넘기지 못하며, 오직 정의로 사귄 친구만이 영원히 이어진다 (博奕之交不終日 飮食之交不終月 勢利之交不終..

고사성어 2023.12.28

교언여황(巧言如簧)

교언여황(巧言如簧) - 교묘하게 꾸며 듣기 좋은 말 [공교할 교(工/2) 말씀 언(言/0) 같을 여(女/3) 생황 황(竹/12)] 말은 적어도 탈이고 많아도 탈이다. 침묵은 금이고 웅변이라며 말이 없는 것을 예찬한다. 그러나 미련한 자도 잠잠하면 지혜로운 자로 여기는 줄 안다고 비꼼을 당하니 좋은 것도 아니다. 속으로 육두 벼슬을 하고 있어도 말 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니 필요할 때는 해야 한다. 이것이 지나쳐 할 말 안할 말 늘어놓을 때는 ‘말이 많으면 쓸 말이 적다’는 .소리 들으니 어렵긴 어렵다. 때와 장소를 가려 핵심을 찌르며 말을 잘 하는 사람을 옛날 중국의 변설가 이름을 따 蘇秦(소진) 張儀(장의)라며 부러워한다. 웅변을 잘 하는 사람은 말이 폭포수에서 떨어지는 것 같다며 口若懸河(구약현하)라..

고사성어 2023.12.28

보원이덕(報怨以德)

보원이덕(報怨以德) 원한을 덕으로 갚다. [갚을 보(土/9) 원망할 원(心/5) 써 이(人/3) 큰 덕(彳/11)] 사람은 태어나 생활을 하면서 은혜를 입고 산다. 부모와 스승의 은혜는 특히 크다. 세상에는 온갖 인종의 사람도 많아 남의 도움을 받고서도 그 은혜를 잊거나 도리어 해를 끼치기도 한다. 은혜를 원수로 갚는 恩反爲仇(은반위구)다. 그래서 ‘머리 검은 짐승은 남의 공을 모른다’라는 속담이 생겼다. 반면 남에게 해를 입었을 때는 조그만 것이라도 잊지 않고 언젠가는 갚으려 한다. 하지만 원한을 원한으로 갚으면 다시 원한을 사게 되어 끝없이 되풀이된다. 선인들은 순리로 이것을 풀어야 후환이 없다고 가르치며 ‘원수는 順(순)으로 풀라’고 했고, 예수님은 ‘원수를 사랑하라’고까지 했다. 여기에 더한 것이..

고사성어 2023.12.28

백아절현(伯牙絶絃)

백아절현(伯牙絶絃) 백아가 거문고 줄을 끊다, 참다운 벗의 죽음을 슬퍼하다. [맏 백(亻/5) 어금니 아(牙/0) 끊을 절(糸/6) 줄 현(糸/5)] 우정을 기리는 명언은 동서에 걸쳐 숱하다. 어려서부터의 우정을 대표하는 竹馬故友 (죽마고우)나 管鮑之交(관포지교), 목숨까지 바칠 수 있다는 肝膽相照(간담상조)나 刎頸之交(문경지교)는 실제 과장된 면이 있고 이해관계 앞에서는 아슬아슬하다. 이에 반해 신분을 뛰어넘는 우정은 친구의 능력을 알아주고 끊임없이 발전하게 하는 伯牙(백아)와 鍾子期(종자기) 사이를 뛰어넘을 것이 없을 정도다. 고관의 자리에 있었던 백아는 나무꾼 종자기와 의형제를 맺기까지 했다. 백아는 자신이 연주하는 거문고 가락을 이해해 주는 知音(지음)의 종자기가 세상에서 더없이 고마웠고 그가 세..

고사성어 2023.12.24

진정지견(眞正之見)

진정지견(眞正之見) 참되고 바르게 보다, 옳은 그른 것은 중간에 있다. [참 진(目/5) 바를 정(止/1) 갈 지(丿/3) 볼 견(見/0)] 세상사 옳고 그른 것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말이 있다. 바르다고 하는 일과 옳지 않은 것이 각각 그 주장하는 차이가 지극히 작을 때 흔히 쓴다. 이럴 때 바로 떠오르는 사람이 조선 초기의 명신 黃喜(황희, 1363~1452) 정승이다. 집안 여종 둘이서 서로 옳다고 싸우는 것을 중재하는데 둘 다 옳다고 판단 내렸다. 그런 일이 어디 있느냐고 부인이 핀잔하자 그대 또한 옳다고 해서 三可宰相(삼가재상)이란 별호가 붙었다. 모두가 좋다고 하여 好好先生(호호선생) 이라고도 했다는 황희는 다른 의견을 가진 쪽의 의견도 충분히 배려할 줄 아는 자세를 지녔기에 명재상으로 길이..

고사성어 2023.12.24

원후취월(猿猴取月)

원후취월(猿猴取月) 원숭이가 달을 잡다, 분수를 모르고 행동하다 화를 입다. [원숭이 원(犭/10) 원숭이 후(犭/9) 가질 취(又/6) 달 월(月/0)] 포유류 중에서 인간 다음으로 지능이 발달했다고 하는 원숭이는 그만큼 영리하다. 뿐만 아니라 새끼가 끌려가는 것을 뒤따르다 어미 원숭이의 창자가 끊어졌다는 母猿斷腸 (모원단장)의 애틋함도 있다. 하지만 원숭이는 얄팍한 자기의 머리만 믿은 나머지 곧잘 속아 넘어간다. 똑같은 결과인데도 좋아라하는 朝三暮四 (조삼모사)가 대표적이다. 원숭이(猿猴)가 물에 뜬 달을 잡으려한다(取月)는 이 성어도 재주만 믿고 분수에 맞지 않게 행동하다 화를 당하는 것을 뜻한다. 원숭이를 나타낸 글자는 사이가 나쁜 犬猿(견원)에서 보듯 猿(원)이 일반적이고 猴(후)는 작은 원숭이..

고사성어 2023.12.21

인빈지단(人貧智短)

인빈지단(人貧智短) 사람이 구차해지면 지혜가 옅어진다. [사람 인(人/0) 가난할 빈(貝/4) 지혜 지(日/8) 짧을 단(矢/7)] ‘가난 구제는 나라님도 못한다’는 말이 있어서인지 가난을 인정하고 반어적으로 말한 경구가 제법 된다. ‘너무 적게 가진 것이 가난이 아니라 더 많은 것을 바라는 사람이 가난하다’, ‘가난은 수치가 아니라 단지 불편한 것’, ‘아무도 가난을 훔치려 하지 않을 테니까 그 사람이 부자‘ 등등이다. 孟子(맹자)는 ’빈천한 상황에서도 의지에 변함이 없다면 (貧賤不能移/ 빈천불능이)‘ 그런 사람이 대장부라고 했다. 하지만 以食爲天(이식위천), 밥이 하늘인 보통 사람들이야 금강산 구경도 식후경인데 대장부고, 도덕이고 모두 사치일 뿐이다. 중국 堯(요)임금 때 태평성대를 노래한 鼓腹擊壤(..

고사성어 2023.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