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22

문정지대소경중(問鼎之大小輕重)

문정지대소경중(問鼎之大小輕重) 솥의 크기와 무게를 묻다, 큰 뜻의 속셈을 드러내다. [물을 문(口/8) 솥 정(鼎/0) 갈 지(丿/3) 큰 대(大/0) 작을 소(小/0) 가벼울 경(車/7) 무거울 중(車/2) 밥을 짓거나 국을 끓이는 솥 중에서 밑에 발이 세 개 달린 것이 鼎(정)이다. 솥발 세 개가 나란히 서 있는 모양은 셋이 가장 안정된 세력이라고 鼎立(정립), 鼎足(정족) 이라는 말로 남았다. 고대 중국에서 정은 천하를 상징화는 보물로 여겼다. 夏(하)의 시조 禹王(우왕)이 아홉 제후국에서 바친 청동을 녹여 九鼎(구정)을 만들었다. 이것을 가진 제왕이 명실상부하게 세상을 지배할 수 있다고 여겼다. 그래서 구정은 성군만이 지닐 수 있었고 혼란스런 때는 자취를 감추기도 하는 등 행방은 모든 왕의 관심사..

고사성어 2023.12.04

곡기읍련(哭岐泣練)

곡기읍련(哭岐泣練) 갈림길에서 울고, 흰 실을 보고 눈물을 흘리다, 선택에 따라 선악이 갈리다. [울 곡(口/7) 갈림길 기(山/4) 울 읍(氵/5) 익힐 련(糸/9)]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대중가요의 가사같이 里程標(이정표)가 없는 갈림길에 맞닥뜨리면 선택에 앞서 당황하게 된다. 최상의 판단을 했더라도 세월이 지나 후회할 일이 생기고 그때면 이미 늦다. 중국 고대의 현자들도 판단은 어려웠던 모양이다. 春秋戰國(춘추전국)시대의 학자이자 쾌락주의자 楊朱(양주)는 갈림길에서 울었다는 楊朱泣歧 (양주읍기, 歧는 岐와 같은 갈림길 기)가 전하고, 겸애주의 사상가 墨翟(묵적)은 하얀 명주실이 검게 물드는 것을 슬퍼했다는 墨子悲染(묵자비염) 이란 말이 남은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이들이 단..

고사성어 2023.12.01

줄탁동기(啐啄同機)

줄탁동기(啐啄同機) 안에서 밖에서 동시에 알을 쪼다. [지껄일 줄(口-8) 쪼을 탁(口-8) 한가지 동(口-3) 틀 기(木-12)] 글자도 어렵고 뜻도 심오한 이 성어가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아마도 김종필 전 총리가 신년휘호로 쓴 이후일 것이다. 한학에 밝은 김 전 총리가 정치적 고비마다 심경을 성어로 나타냈는데 이 말은 1997년 대선 정국에서 나왔다. 알에서 깨어 나오기 위해 알 속의 병아리가 부리로 껍질을 쪼는 것을 啐(줄)이라 하고 어미닭이 그 소리를 듣고 밖에서 쪼는 것을 啄(탁)이라 한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이루어지지 않으면 부화가 안 된다.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고 한 말과 같이 깨달음에도 때가 있어서 적기를 잃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우친다. 啐(줄)은 맛볼 쵀, 떠들썩할 잘 등의..

고사성어 2023.11.27

인민이후유부부(人民而後有夫婦)

인민이후유부부(人民而後有夫婦) 사람이 있은 후에 부부가 있다. [사람 인(人-0) 백성 민(氏-1) 말이을 이(而-0) 뒤 후(彳-6) 있을 유(月-2) 지아비 부(大-1) 며느리 부(女-8)] 남자와 여자가 만나 가정을 꾸리는 결혼에 대해 의외로 부정적인 말이 많다. 결혼은 필요악이라거나, 결혼은 해도 후회, 하지 않아도 후회할 것이라고 말한 철학자도 있다. 곧이곧대로 듣지 않아야 할 것이 모두 결혼을 잘 이끌어가도록 조언한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음양이 조화한 뒤에야 비를 내리고, 부부가 화합해야 비로소 집안이 번영한다 (陰陽和而後雨澤降 夫婦和而後家道成/ 음양화이후우택강 부부화이후가도성)"는 詩經(시경)의 가르침이나 "부부 있은 후에 부자 형제 생겼으니 부부 곧 아니면 오륜이 갖을소냐 이 중에 ..

고사성어 2023.11.15

수주탄작(隨株彈雀)

수주탄작(隨株彈雀) 값비싼 구슬로 참새를 쏘다. [따를 수(阝/13) 그루 주(木/6) 탄알 탄(弓/12) 참새 작(隹/3)] 조그만 일에 너무 많은 노력을 들였으나 결과는 보잘 것 없이 잃는 것이 더 많을 때 쓰이는 말은 많다. 비뚤어진 소의 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이게 된다는 矯角殺牛(교각살우)나 굽은 나무를 바루려다 나무를 못 쓰게 만든다는 矯枉過正(교왕과정) 등이 그것이다.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운다’와 ‘쥐 잡으려다가 쌀독 깬다’는 우리 속담은 더 명확한 뜻을 나타낸다. 적은 이익이나마 얻으려고 한 일이 그 방법이나 정도가 지나쳐 도리어 큰 손실을 입게 되었음을 비유적으로 나타냈다. 값비싼 구슬을 탄알로 사용하여 참새를 잡는다는 隨株彈雀은 이 같은 어리석음의 결정판이다. ‘莊子(장자)’..

고사성어 2023.11.15

수락석출(水落石出)

수락석출(水落石出) 물이 빠져 바닥의 돌이 드러나다. [물 수(水/0) 떨어질 락(艹/9) 돌 석(石/0) 날 출(凵/3)] 강물이 수량이 줄어 물이 빠지면(水落) 당연히 밑바닥의 돌이 드러난다(石出). 이 쉽고도 건조한 표현의 성어가 오랫동안 유명해진 데에는 宋(송)나라 제1의 시인으로 꼽는 蘇東坡(소동파)의 명구에서 유래했기 때문일 것이다. 소동파는 이름이 軾(식, 軾은 수레가로나무 식)이며 부친 蘇洵(소순, 洵은 참으로 순), 동생 蘇轍(소철)과 함께 3부자가 唐宋八大家(당송팔대가)에 들어간다. 그가 지은 赤壁賦(적벽부)의 ‘후적벽부’에 이 말이 나오는데 처음 이 말을 썼을 때에는 겨울 강의 물가경치를 표현한 말이었으나 점차 어떤 사건의 진상이 명백하게 드러나는 것을 비유하게 되었다. 적벽이라 하면..

고사성어 2023.11.13

야단법석(野壇法席)

야단법석(野壇法席) - 야외의 단에서 베푸는 설법의 자리 [들 야(里/4) 단 단(土/13) 법 법(氵/5) 자리 석(巾/7)] 많은 사람이 모여 떠들썩하고 부산스럽게 구는 것을 모두 야단법석이라고 안다. 그리고 이것이 불교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많이 설명하고 있어 대부분 그렇게 안다. 그런데 이런 해석이 맞기도 하고 다른 설명을 하는 사람도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두 가지가 나오니 다 알면 더 좋겠다. 먼저 불교에서 나왔다는 이야기부터 보자. 野壇(야단)은 실내가 아닌 야외에 세운 단이다. 法席(법석)은 法會席中(법회석중)의 준말로 고승이 설법하는 법회에 둘러앉아 불경을 읽는 자리라 한다. 이런 엄숙한 자리가 언제부터 시끄럽게 되었을까. 불교에서 최초로 법석을 편 것은 釋迦牟尼 (석가모니)께서 득도한지..

고사성어 2023.11.13

역래순수(逆來順受)

역래순수(逆來順受) 뜻대로 안 되는 상황이 닥쳐도 순순히 받아 들인다. 우리 속담에 ‘잘되면 자기 덕,못되면 조상 탓’ 이라는 말이 있다. 일이 잘되면 자기가 잘 해 서 잘되는 줄 알고, 부모, 형제나 주변 사람들에게 고마워 할 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잘 안 될 경우에 자기에게서 문제를 찾아 고치려는 사람이 없지 않지만, 상당수 사람들은 부모를 비롯한 자기 주변의 사람들을 원망한다. 자신을 성찰하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가려고 노력해야지, 원망을 하기 시작하면 끝이 없다. 자기가 태어난 집안, 가난하고 무식한 부모, 출신지역, 출신학교 등등, 심지어 출신학교 선생들까지도 원망한다. 그러나 좋은가문, 좋은부모, 명문대학을 나왔다고 다 성공한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세계에서 ..

고사성어 2023.11.13

남곽남우(南郭濫竽)

남곽남우(南郭濫竽) - 남곽이 함부로 피리를 불다, 무능한 자가 높은 자리를 차지하다. [남녘 남(十/7) 둘레 곽(阝/8) 넘칠 람(氵/14) 피리 우(竹/3)] 사람의 능력은 천차만별이다. 자신의 능력은 어느 정도인지 대체적으로 알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한 분야에서 어느 정도 종사한 사람은 분수를 잃고 자기가 가장 앞섰다고 착각하기 쉽다. 북한에서 사용되는 속담이라며 표준국어사전에 오른 ‘모자라는 사람에게는 세 가지 체병이 있다’란 말은 어느 곳에서나 통용될듯하다. 모르면서도 아는 체하고 없으면서도 있는 체하며 못난 주제에 잘난 체하는 사람이 주변에 많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의 대표가 南郭(남곽)이란 사람이다. 竽(우)라는 피리를 불 줄도 모르면서 숫자를 채웠다는 濫竽充數(남우충수) 고사의 바로 그 ..

고사성어 2023.11.10

백유읍장 (伯兪泣杖)

백유읍장 (伯兪泣杖) 백유가 매를 맞으며 울다, 어버이에 대한 지극한 효심 [맏 백(亻/5) 대답할 유(入/7) 울 읍(氵/5) 지팡이 장(木/3)] 어버이를 봉양하고 섬기는 효도는 인간의 행위 중에서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삼아 왔다. 유교에서 중시한 충효는 우리나라서도 인간생활의 바탕이 되었다. 효에 관한 수많은 명언이 있고, 성어도 부지기수라 이 난에서 다수 소개했다. 뒤늦게 효도를 하려 할 때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라 한탄한다는 風樹之嘆(풍수지탄)이 있지만 모두들 어버이 살아계실 때 효도를 하여 二十四孝(이십사효)의 효자를 기린다. 여기에는 포함이 안 되더라도 늙은 어머니의 매를 맞고서 아프지 않아 기력이 떨어진 것을 더 슬프게 여겨 운다는 伯兪(백유)의 고사도 있다. 성이 韓(한)인 백유는 중국 ..

고사성어 2023.1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