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146) *미궁속에 김삿갓은 객줏집으로 돌아오며 여인에게 이런 농담을 하였다. "오늘 저녁에도 자네 집에 끌고가설랑, 숙박료부터 내놓으라고 극성을 부릴 텐가 ? " 여인은 웃으며 고개를 흔든다. "그런 걱정은 마시라요. 이제는 돈 가지고 따질 우리 사이가 아니잖아요 ! 숙박료는 한푼도 달라고 하지 않을테니, 그대신 상금이나 탈 수 있도록 하시라요 ! " 여인의 머릿속에는 오로지 상금 생각만 꽉 차 있는 성싶었다. 이날 저녁 김삿갓은 저녁을 먹고 난 뒤에 이라는 글자를 백지에 커다랗게 써서 바람벽에 붙여 놓았다. 자꾸만 읽어 보노라면 무슨 해답이 떠오를까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아무리 읽어 보아도 신통한 생각은 떠오르지가 않았다. "여보게 ! 죽은 사람이 뭐 하던 사람이라고 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