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주청의 사랑방이야기 96선친의 일기장 인정 많고 점잖아 존경 받던 김 진사아내가 세상을 떠난 뒤 노망 들어겨울밤 부인의 묘 찾아가다 죽는데… 아들 김 초시, 아버지 장례 치르고유품 정리하다 일기장을 발견하곤 김 진사네 집안은 웃음꽃이 떠날 날이 없었다. 천석꾼 부자는 아니지만 머슴 셋을 두고 문전옥답 백여 마지기 농사를 지으면 곳간이 그득해 보릿고개엔 양식 떨어진 가난한 이웃에 적선도 베풀었다. 동네에 서당이 없어 손자 셋과 동네 아이들이 사랑방에 모이면 김 진사는 훈장 노릇도 했다. 인정 많고 점잖아 동네 사람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김 진사의 서른두 살 아들 김 초시는 제 아비를 빼쏘아 행동거지가 반듯하고 매사에 사려 깊고 성품이 착했다. 사람들은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며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