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0

과하절교(過河折橋) –

과하절교(過河折橋) – 강을 건넌 뒤 다리를 부수다,도와준 은공을 잊다... [지날 과(辶/9) 물 하(氵/5) 꺾을 절(扌/4) 다리 교(木/12)] 아주 비장한 각오를 말할 때 자주 쓰는 성어가 있다. 밥 지을 솥을 깨뜨리고 배를 가라앉힌다는 破釜沈舟(파부침주)다. 죽기 살기로 싸운 項羽(항우)의 고사에서 왔다. 그런데 강을 건너고 나서(過河) 다리를 부숴버린다(折橋)는 이 말은 의미가 비슷할 것 같지만 전혀 다르다. 목적을 이룬 뒤에는 도와준 사람의 은공을 잊어버리는 배은망덕을 가리킨다. 過河拆橋(과하탁교, 拆은 쪼갤 탁)로도 쓰는 이 말과 유사한 성어도 제법 된다. 냇물에서 물고기를 잡은 뒤엔 통발의 고마움을 잊어버린다는 得魚忘筌(득어망전, 筌은 통발 전),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를 삶는다는 兎死狗..

고사성어 2021.07.19

차래지식(嗟來之食)

차래지식(嗟來之食) 무례하게 주는 음식, 진심이 없이 모욕적으로 주는 금품 [탄식할 차(口/10) 올 래(人/6) 갈 지(丿/3) 밥 식(食/0)] 모든 생물체는 먹어야 목숨을 유지한다. 衣食住(의식주)라 했지만 食(식)이 앞선다. 몹시 궁하면 보이는 것이 없다고 ‘사흘 굶으면 포도청의 담도 뛰어 넘는다’는 말이 나왔다. 배가 불러야 체면을 차릴 수 있으니 ‘수염이 대 자라도 먹어야 양반이다’란 속담은 그 다음에 이어졌다. 좀 나은 표현으로 음식을 사랑하는 것보다 성실한 것은 없고, 의식이 족해야 영욕을 안다고 했다. 옛날 못 살았을 때 먹을 것이 없어 구걸해야 할 경우 주인이 ‘동냥은 안 주고 쪽박만 깬다‘고 하면 사정하는 쪽의 심정은 어떨까. 하찮은 짐승일지라도 먹을 때는 건드리지 않는다는데 최소한의..

고사성어 2021.07.19

안석불출 여창생하 (安石不出 如蒼生何)

안석불출 여창생하 (安石不出 如蒼生何) 안석이 나오지 않으면 백성들은 어찌하겠는가. 옛날 나라 전체의 주인인 임금이 정사를 잘 펼칠 때 백성들은 편안했다. 성군이 자주 있는 것도 아니어서 피폐한 생활을 할 때가 물론 많았다. 그런데 왕도 아니고 一人之下(일인지하)의 실권을 누리는 재상도 아닌 한 사람이 백성들의 신망을 받는다면 참으로 행운아일 것이다. 중국 東晉(동진)의 謝安(사안, 320~385)은 그 행적으로 성어에까지 남았다. '안석이 세상으로 나올 수 없다면(安石不出/안석불출) 이 백성들은 어찌할꼬(如蒼生何/여창생하)'란 말이다. 편안한 돌 安石(안석)은 사안의 자인데 명망이 높았지만 조정의 부름을 어기고 세속적인 부귀와 권력을 등지는 東山高臥(동산고와)를 즐겼다. 魏蜀吳(위촉오)의 삼국을 265..

고사성어 2021.07.19

병촉지명(炳燭之明)

병촉지명(炳燭之明) 밝은 촛불의 빛, 노년의 배움의 재미 [불꽃 병(火/5) 촛불 촉(火/13) 갈 지(丿/3) 밝을 명(日/4)] 자그마한 초 하나가 빛을 발한다. 자신의 몸을 태우면서 스스로는 비추지 않고 주위를 환하게 밝힌다. 시인들은 그것을 겉으로는 눈물짓고 속이 탄다고 했고, 타인을 위한 희생으로 느낀다. ‘촛불 하나가 다른 촛불에게 불을 옮겨 준다고 그 불빛이 사그라지는 건 아니다’고 박노해 시인이 잘 표현했다. 그뿐 아니다. 색깔을 입힌 신방의 華燭(화촉)은 가냘프지만, 촛불이 하나둘 야간의 광장에 모이면 추모하는 의미에서 거대한 혁명을 이뤄내는 힘을 발휘하기도 한다. 이렇게 촛불의 다양한 의미를 사그라지는 절망속에 희망을 갖다 주는 존재로 표현한 것이 초의 불꽃(炳燭)이란 이 성어다. 중국..

고사성어 2021.07.19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 힘이 산을 뽑고 기운은 세상을 덮는다, 영웅의 기개 [힘 력(力/0) 뽑을 발(扌/15) 메 산(山/0) 기운 기(气/6) 덮을 개(艹/10) 인간 세(一/4) 체격이 우람하고 힘이 센 壯士(장사)라면 먼저 누구를 떠올릴까. 우리나라서도 민속씨름에서 많이 배출한 천하장사나 서양 신화에 등장하는 헤라클레스(Heracles), 성서에 나오는 삼손(Samson)을 앞세우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이런 사람들도 과장된 표현으로 힘이 산을 뽑을 만하고(力拔山) 기운이 세상을 덮을 만한(氣蓋世) 項羽(항우)에는 미치지 못한다. 우리 속담에도 장사의 대명사로 항우가 등장하여 입증한다. ‘항우도 낙상할 적이 있고 소진도 망발할 적이 있다’며 실수를 조심하라고 했다. 중국 戰國時代(전국시대) 말..

고사성어 2021.07.18

안보당거(安步當車)

안보당거(安步當車) – 편안히 걷는 것으로 수레를 대신하다. [편안 안(宀/3) 걸음 보(止/3) 마땅 당(田/8) 수레 거(車/0)] 걷기는 바쁜 현대인에게 가장 권장되는 운동이다. 누구나 어디서든 할 수 있어 인간이 하는 가장 완벽한 운동이라고 한다. 성인병의 예방과 치료 및 체지방률을 감소시키는 데에도 효과가 뛰어나다며 하루에 얼마 이상씩 걷도록 모두들 예찬한다. 천천히 편안히 걷는 것(安步)으로 수레를 대신한다(當車)는 이 말은 그만큼 유유하게 청렴한 생활을 한다는 말이다. 마음 느긋하게 살면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는 처음 뜻에서 고관대작들이 벼슬자리에서 물러나 초야에 묻힌 생활을 가리키게 됐고 단순히 걷는 것을 예찬할 때 쓰기도 한다. 戰國時代(전국시대, 기원전 403년~221년) 齊(제)나라에..

고사성어 2021.07.18

구안능지(具眼能知)

구안능지(具眼能知) - 안목을 가진 사람만이 옳고 그름을 안다. [갖출 구(八/6) 눈 안(目/6) 능할 능(肉/6) 알 지(矢/3)] 눈은 보는 것만이 아니고 사물을 보고 판단하는 능력도 중요하다. 사물의 가치와 옳고 그름을 아는 것은 저절로 생기지 않고 오랜 경험과 교육, 훈련에서 온다. 眼目(안목)은 그 구별하는 힘이고, 그 능력을 갖춘 사람이 具眼之士(구안지사)다. 안목을 가진 사람(具眼)만이 능히 선악과 가치를 알 수 있다(能知)는 이 성어는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어대는 사람들에게 들려줄 말이다. 미덕을 갖고 있어도 속으로 간직하고 좀처럼 드러내지 않아야 군자라는 말이 있다. 비단옷을 입고 기운 옷을 덧입는다는 錦衣尙褧(금의상경, 褧은 홑옷 경)이다. 반면 班門弄斧(반문농부)나 瓦釜雷鳴(와부뇌명)..

고사성어 2021.07.18

유예불결(猶豫不決)

유예불결(猶豫不決) -머뭇거리며 결단을 내리지 못하다. [오히려 유(犭/9) 미리 예(豕/9) 아닐 불(一/3) 결단할 결(氵/4)] 일을 앞두고도 자신이 없어 망설이는 것이 猶豫(유예)의 본 뜻이다. 법률용어지만 일반인에게도 친숙한 執行(집행)유예는 범죄자에게 형 선고에 앞서 정상을 참작하여 일정한 기간 집행을 연기해 주는 제도다. 起訴(기소)유예, 宣告(선고)유예도 제법 들어본 적이 있고, 대학에서 일정한 기간 졸업을 연기해 주는 卒業(졸업)유예까지 있다고 한다. 이렇게 선의의 뜻 말고 눈앞에 닥친 일을 질질 끌거나 결행하지 못하는 뜻으로는 의심이 많은 여우가 결정을 제대로 내리지 못한다는 狐疑不決(호의불결)과 같다. 계획한 일이 실패로 돌아갔을 때 狼狽(낭패)를 봤다고 하는데 낭(狼)은 앞다리가 길..

고사성어 2021.07.18

추처낭중(錐處囊中)

추처낭중(錐處囊中) -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다, 재능 있는 사람은 저절로 드러난다. [송곳 추(金/8) 곳 처(虍/5) 주머니 낭(口/19) 가운데 중(丨/3)] 겸손은 모든 덕의 근본이다. 아무리 자기 PR시대라 해도 속에 든 것도 별로 없고 재주도 내세울 것이 없는 사람이 앞장서 잘난 체 하면 손가락질 받기 십상이다. 교양이 있고 마음을 닦은 사람은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다. 재주가 있으면 드러내지 않아도 모두 안다. 이럴 때 잘 들어맞는 속담이 ‘주머니에 들어간 송곳’이다. 물론 나쁜 일도 숨길 수 없다는 의미를 포함하지만 재능이 뛰어난 사람은 주변에서 먼저 알아본다는 뜻이 앞선다. 이전 소개한 囊中之錐(낭중지추)와 뜻도 출전도 같은 성어가 송곳이 주머니 속에 있다는 錐處囊中(추처낭중)이다. 이와 ..

고사성어 2021.07.18

시오설(視吾舌)

시오설(視吾舌) 나의 혀를 보아라, 혀만 있으면 천하도 움직일 수 있다. [볼 시(見/5) 나 오(口/4) 혀 설(舌/0)] 사람의 혀는 음식의 맛을 알고 잘 씹게 하여 소화를 돕는 일 외에 발음에 더 큰 구실을 한다. 그래서 말하는 것을 주의하라고 할 때 혀가 꼭 등장한다. 말을 잘못 하여 듣는 비방은 舌禍(설화)나 口舌數(구설수), 날카로운 말 舌刀(설도), 남을 해치는 말은 舌劍(설검)이 된다. 이럴 때 바로 떠오르는 것이 중국 五代(오대) 다섯 나라에서 재상을 지낸 馮道(풍도)의 舌詩(설시)다. ‘입은 재앙의 문이요, 혀는 몸을 자르는 칼(口是禍之門 舌是斬身刀/ 구시화지문 설시참신도)’이라며 항상 입과 혀를 조심하도록 했다. ‘蘇張(소장)의 혀’라는 말은 매우 구변이 좋은 사람을 뜻하는 속담이다...

고사성어 2021.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