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2

반포보은(反哺報恩)

반포보은 (反哺報恩) 자식이 부모에 은혜를 갚다, 까마귀의 효성 [돌이킬 반(又/2) 먹일 포(口/7) 갚을 보(土/9) 은혜 은(心/6)] ‘어버이 살았을 제 섬길 일 다 하여라.’ 조선 가사문학의 거봉 鄭澈(정철)은 부모가 살아계실 때 효도를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한다고 했다. 자식이 봉양하려 하면 이미 부모가 가고 없다고 한탄하는 것이 風樹之嘆(풍수지탄)이다. 중국에선 二十四孝(이십사효)의 이름난 효자를 기리며 성어도 많이 따른다. 인간의 첫 번째 도리로 여긴 우리나라서도 못지않다. 어머니의 음식을 먹어치우는 아이를 묻었다는 孫順埋兒(손순매아)나 각 지역에서 허벅지 살이나 손가락의 피를 바쳤다는 割股療親(할고료친), 斷指注血(단지주혈)의 효자 이야기가 전한다. 특이하게도 효자 이야기에 인간 아닌 까..

고사성어 2023.05.30

여고금슬(如鼓琴瑟)

여고금슬(如鼓琴瑟) 거문고와 비파 합주와 같이 부부가 화합하다. [같을 여(女/3) 북 고(鼓/0) 거문고 금(玉/8) 큰거문고 슬(玉/9)] 모르던 남녀 두 사람이 만나 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사이가 되는 부부는 그래서 二姓之合(이성지합)으로 二身同體(이신동체)가 된다. ‘부부싸움은 칼로 물 베기’란 속담은 서로 싸워도 금방 화해하는 사이라 夫婦之訾 如刀割水 (부부지자 여도할수, 訾는 헐뜯을 자)로 한역되기도 했다. 부부는 3주간 서로 연구하여 3개월간 사랑하고, 3년간 싸움을 한 뒤 30년간은 참고 견딘다는 말이 있다. 사랑이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서로 상대방을 이해하고 맞지 않는 것도 맞춰가는 것이 부부생활이다. 그래도 미워하고 헤어지는 부부도 나타나는 법이라 예부터 화합을 바라는 성어가 많이 내려왔다..

고사성어 2023.05.30

노갑이을(怒甲移乙)

노갑이을(怒甲移乙) 갑에 당한 노여움을 을에게 화풀이하다. [성낼 노(心/5) 갑옷 갑(田/0) 옮길 이(禾/6) 새 을(乙/0)] 남에게 업신여김을 당했거나 손해를 입었을 때 태연할 사람은 드물다. ‘노하더라도 죄를 짓지 말라’, ‘분노하는 자에게 분노로써 갚지 말라’라는 좋은 말은 성인의 가르침만으로 존재할 때가 많다. 더하여 예수님은 오른쪽 뺨을 때리면 왼쪽 뺨도 대주라며 사랑을 강조했지만 보통 사람들은 당한 이상으로 갚아야 속이 후련하다. 그런데 해를 끼친 상대방이 지위가 높거나 가까이 할 수 없을 때는 자기 속만 끓일 수도 없어 엉뚱한 곳에 화풀이를 한다. 갑에 당한 노여움(怒甲)을 을에게 화풀이 한다(移乙)는 뜻과 같은 우리 속담이 유달리 많은 것은 백성들의 억울함이 그만큼 많았기 때문일 듯하..

고사성어 2023.05.28

동실조과(同室操戈)

동실조과(同室操戈) 같은 집안끼리 창 잡고 싸우다, 내홍이 일어나다. [한가지 동(口/3) 집 실(宀/6) 잡을 조(扌/13) 창 과(戈/0)] 형제는 태어나서 부모 다음으로 갖게 되는 인간관계 형성의 기초다. 자라면서 협조하고 경쟁하는 사이 애증이 쌓인다. 그래서 누구보다 우애롭게 잘 협조하면서도 또한 장단점을 잘 알기 때문에 조그마한 이익을 두고 걸핏하면 돌아서기도 한다. 형제의 극단적인 싸움은 카인의 後裔(후예)도 낳았지만 여기까지 이르지 않더라도 집안싸움은 수시로 불거진다. 이를 가장 잘 나타낸 말이 콩을 삶을 때 한 뿌리서 난 콩깍지를 태운다는 煮豆燃萁(자두연기 萁는 콩대 기)이고, 더 끔찍한 싸움은 骨肉相殘(골육상잔)이 된다. 꼭 집안끼리가 아니더라도 한 조직이나 단체의 구성원끼리 하는 싸움도..

고사성어 2023.05.27

반구부추(反裘負芻)

반구부추(反裘負芻) 가죽옷을 입고 꼴을 지다, 어리석어 본말을 모르다. [돌이킬 반(又/2) 갖옷 구(衣/7) 질 부(貝/2) 꼴 추(艸/4)] ‘오이를 거꾸로 먹어도 제멋’이란 말이 있다. 제 일은 스스로 할 것이니 남은 상관하지 말라는 뜻이다. 짐승의 털가죽으로 안을 댄 옷이 갖옷이고 裘(구)로 쓴다. 겨울 추위를 막아주는 옷으로는 가장 유용하여 夏葛冬裘(하갈동구)는 철이나 격에 맞는 일을 가리키기도 한다. 그런데 갖옷을 뒤집어 입고 짐승에게 먹이는 풀을 지고 간다(負芻)면 멋을 부려서는 아닐 터이고 어떤 연유일까. 아껴야 될 옷을 험한 농사일을 하면서 입는 것도 그렇지만 뒤집은 것은 어리석어 일의 본말을 알지 못한다는 것을 나타내는 성어가 됐다. 중국 前漢(전한) 시대 왕족 출신의 학자 劉向(유향)..

고사성어 2023.05.26

서하지통(西河之痛)

서하지통(西河之痛) 자식을 잃은 부모의 아픔 [서녘 서(襾/0) 물 하(氵/5) 갈 지(丿/3) 아플 통(疒/7)] 자식을 먼저 떠나보낸 부모의 아픈 심정을 나타내는 말로 慘慽(참척)을 흔히 쓴다. 훈은 참혹할 참, 근심할 척으로 단순해도 그 고통을 당한 부모는 음식을 먹지도, 잠을 잘 수도 없는 극한의 고통을 견뎌야하는 斷腸(단장)의 아픔 속에 산다. 그래서 평생 자식을 가슴에 묻고 산다고 한다. 부모가 돌아가시면 天崩(천붕)이라 한다. 옛날 임금이 세상을 떠났을 때 지칭하던 말이었다가 부모상을 당했을 때도 쓰게 됐다. 하늘이 무너지는 부모의 별세보다 애끊는 자식의 죽음이 더 아프다는 것은 효의 문제로 설명할 수 없다. 西河之痛은 서하에서의 아픔이란 말로 공자의 제자인 子夏(자하)가 서하에 있을 때 자..

고사성어 2023.05.25

포정해우(庖丁解牛)

포정해우(庖丁解牛) 포정이 소의 뼈와 살을 발라내다. [부엌 포(广/5) 고무래 정(一/1) 풀 해(角/6) 소 우(牛/0)] ‘선무당이 장구 탓한다’는 속담이 있다. 자기 기술이나 능력이 부족한 것은 생각하지 않고 애매한 도구나 조건만 가지고 나쁘다고 탓함을 비꼬는 말이다. 기술이 뛰어난 명인은 손이 안 보인다. 달인은 도구를 탓하지 않는다. 고수는 일을 처리하며 리듬을 탄다. 이 사람들은 얼마나 많은 반복 훈련을 거쳤을 것인가. 戰國時代(전국시대) 梁(양)나라에 庖丁(포정)이라는 소잡이 명인이 있었다. 소를 잡아 뼈와 살을 해체하는 솜씨가 신기에 가까웠다. 어느 날 포정이 文惠君(문혜군)을 위해 소를 잡은 일이 있었는데 소에 손을 대고 어깨를 기울이고, 발로 짓누르고, 무릎을 구부려 칼을 움직이는 동..

고사성어 2023.05.23

맹인할마(盲人瞎馬)

맹인할마(盲人瞎馬) 장님이 한 눈 없는 말을 타다. [소경 맹(目-3) 사람 인(人-0) 애꾸눈 할(目-10) 말 마(馬-0)] 인생은 태어나자마자 위험에 맞닥뜨린다. 에디슨의 말이다. 위험을 무릅쓰지 않고서 성공을 바라지 말라는 말도 있다. 그렇지만 일부러 위험에 빠지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무엇이 가장 위험한 일일까. "세 살 난 아이 물가에 놓은 것 같다"는 부모 마음은 엷은 얼음 위를 걷는 如履薄氷(여리박빙)과 같은 말이다. "눈 먼 말 타고 벼랑을 간다"는 한국 속담과 같은 것이 눈이 안 보이는 사람(盲人)이 한쪽 눈이 없는 말(瞎馬)을 타고 한밤중에 연못가로 간다는 이 성어다. 말이나 말 탄 사람이나 모두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림짐작으로 일을 처리할 때를 비유한다. 宋(송)나라의 문학가 劉義..

고사성어 2023.05.23

증삼살인(曾參殺人)

증삼살인(曾參殺人) 증삼이 사람을 죽이다, 엉뚱한 소문 [일찍 증(曰/8) 석 삼(一/2) 죽일 살(殳/7) 사람 인(人/0)] 증삼이 살인을 했다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사람됨을 가장 잘 아는 어머니가 믿을 리 없다. 증삼이 누구인가? 孔子(공자)의 제자로 曾子(증자)로 불리며 顔子(안자)와 함께 가장 훌륭한 제자에 드는 사람이다.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이 한 일을 반성한다는 三省吾身(삼성오신)의 주인공으로 공자의 도를 계승하여 동양의 五聖(오성)중 한 사람으로 불린다. 공자와 안자, 그리고 子思(자사), 孟子(맹자)와 함께이다. 그 뿐 아니다. 어머니를 지극한 정성으로 모신 효행은 二十四孝(이십사효)의 한 사람으로 꼽게 했다. 이런 증삼이 살인을 하다니 어찌된 일일까. 증삼이 魯(노)나라의..

고사성어 2023.05.23

검려지기(黔驢之技)

검려지기(黔驢之技) 지방 나귀의 보잘 것 없는 재주 [검을 검(黑-4)나귀 려(馬-16)갈 지(丿-3)재주 기(扌-4)] 黔(검)은 중국 남서부 四川省(사천성, 쓰촨성) 아래에 있는 貴州省(귀주성, 구이저우성)의 貴(귀)와 함께 한 글자 약칭으로 쓰는 말이다. 귀주에 있는 黔靈山(검령산)이 명승지로서 유명하기 때문에 검자를 따온 것이라 한다. 이 지역은 산악지대라 나귀가 그다지 필요 없는 땅이었다. 이곳에 등장한 나귀가 처음엔 모든 동물의 호기심을 자아냈으나 뒷발질만 잘하는 재주뿐이라는 것을 알아챈 뒤에는 호랑이의 밥이 되고 말았다. 이와 같이 기술의 졸렬함을 비유할 때나 솜씨와 힘이 없음을 모르고, 아무데나 나서 우쭐대다가 스스로 화를 부르는 일을 이르는 성어가 됐다. 黔驢技窮(검려기궁)도 같은 말이고..

고사성어 2023.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