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2

격물치지(格物致知)

격물치지(格物致知) 사물의 이치를 연구하여 온전한 지식에 이르다.​ [격식 격(木/6) 물건 물(牛/4) 이를 치(至/4) 알 지(矢/3)] ​ 몸과 마음을 닦아 수양하고 집안을 다스린다는 修身齊家(수신제가)는 보통 사람이라도 지켜야 하는 덕목이다. 더 큰 뜻을 펼치려는 平天下(평천하)할 사람은 더욱 먼저 갖춰야 함은 물론이다. 이처럼 좌우명 이전의 기본인 이 말이 유교 四書(사서)의 하나인 ‘大學(대학)’에서 유래했다는 것도 상식이 됐다. ​ 원래 孔子(공자)의 제자 曾子(증자)가 지었다고 하는데 관혼상제와 일상의 예절이 담긴 禮記(예기)에서 독립시킨 것으로 분량은 아주 적다. 대학이 오늘날 학제의 대학은 당연히 아니고, 큰 뜻을 배우고 닦는 글이란 의미로 朱熹(주희)가 저술한 大學章句(대학장구)의 연..

고사성어 2023.06.09

금의야행(錦衣夜行)

금의야행(錦衣夜行) 비단옷 입고 밤길을 가다, 고생하고서도 보람을 찾지 못하다. [비단 금(金/8) 옷 의(衣/0) 밤 야(夕/5) 다닐 행(行/0)] 삼베와 무명으로 된 옷이 보통이던 때 명주실로 짠 비단으로 옷을 해 입으면 빛이 났다. 그래서 비단옷은 부귀와 출세한 사람들이 입는 옷으로 여겨져 錦衣還鄕(금의환향)이란 말이 나왔다. 고향은 누구나 그리는 곳인데 떵떵거리는 자리에 올랐다면 자랑하고 싶어 더욱 돌아가고 싶다는 말이다. 그런데 ‘비단옷 입고 밤길 가기’란 속담과 번역한 듯이 똑 같은 이 성어는 귀한 비단옷을 입고서 밤길을 걷는다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허탕이다. 실컷 고생을 하고서도 보람이 없게 됐거나 생색이 나지 않게 됐을 때 이르는 말이다. 또 立身揚名(입신양명)한 뒤에도 고향을 찾지 않..

고사성어 2023.06.08

빈이무첨(貧而無諂)

빈이무첨(貧而無諂) 가난해도 굽실대지 않는다. [가난할 빈(貝/4) 말이을 이(而/0) 없을 무(灬/8) 아첨할 첨(言/8)] 가난을 좋아하거나 일부러 원하는 사람은 없다. 가난에 대해서 부끄럽지 않고 아무리 대범한 척 해도 불편한 생활일 수밖에 없다. 가난을 즐기지는 않더라도 일부러 벗어나기 위해 아등바등하지 않고 초연하게 보내 성어로 남은 예화가 제법 된다. 安貧樂道(안빈낙도)의 대표적인 몇 사람을 들어보자. 대나무 그릇의 밥에 표주박에 든 물만으로 簞食瓢飮(단사표음)의 생활을 하고도 학문을 즐긴 顔回(안회)가 먼저 꼽힌다. 한 달에 식사는 아홉 끼가 고작인 三旬九食(삼순구식)의 陶淵明(도연명)은 歸去來辭(귀거래사)를 남겼고, 냉이 국과 굳은 죽을 잘라 먹었다는 斷薺劃粥(단제획죽, 薺는 냉이 제)의 ..

고사성어 2023.06.07

금준미주 천인혈(金樽美酒 千人血)

금준미주 천인혈(金樽美酒 千人血) 항아리의 좋은 술은 많은 사람의 피, 탐관오리들의 학정 [쇠 금(金/0) 술통 준(木/12) 아름다울 미(羊/3) 술 주(酉/3) 일천 천(十/1) 사람 인(人/0) 피 혈(血/0)] 관직에 있는 공무원을 통칭하여 官吏(관리)라 했다. 세세히 구분하여 官(관)은 중앙의 높은 직위에 있는 사람, 吏(리)는 지방 관서에 속한 하급직 衙前(아전)을 가리켰다. 士農工商(사농공상)이라 하여 관직을 맡은 士(사)가 백성들의 위에 군림했던 지난 시절에는 관리들의 횡포도 심했던 모양이라 貪官汚吏(탐관오리)가 익은 말이 됐다. 고발하는 말이나 경계하는 성어도 많이 따른다. 가혹하게 세금을 쥐어짜거나 겁을 줘 백성들의 재물을 빼앗는 苛斂誅求(가렴주구),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

고사성어 2023.06.07

추인낙혼(墜茵落溷)

추인낙혼(墜茵落溷) 방석에 떨어지고 뒷간에 떨어지다, 운명에 따라 처지가 달라지다. [떨어질 추(土/12) 자리 인(艹/6) 떨어질 락(艹/9) 어지러울 혼(氵/10)] 運(운)에 관한 격언이 있다. ‘행운과 불운은 칼과 같다.‘ 운이 좋아 칼자루를 쥐면 쓸모가 있게 되고, 칼날을 쥐게 되면 상처를 입는다. 또 한 가지만 계속되지 않으니 절망할 것도 없다. 뜻밖에 행운을 만나면 ’홍두깨에 꽃이 피기‘도 하고 운수가 나빠 ’도둑을 맞으려면 개도 안 짖는‘ 경우도 맞닥뜨린다. 낙엽이 떨어졌을 때 책장에 고이 간수되는 것도 있고, 떨어지자 말자 쓰레기통에 처박히기도 한다. 좋은 자리에 떨어지고(墜茵) 냄새나는 뒷간에 떨어지기도 한다(落溷)고 어려운 글자로 썼지만 이것도 꽃잎의 운수를 말했다. 墜溷飄茵(추혼표인..

고사성어 2023.06.05

춘한노건(春寒老健)

춘한노건(春寒老健) 봄철의 추위와 노인의 건강, 오래 가지 못하거나 믿을 수 없음의 비유 [봄 춘(日/5) 찰 한(宀/9) 늙을 로(老/0) 굳셀 건(亻/9)] 꽃샘추위란 것이 있다. 이른 봄 각종 꽃이 필 시기에 기세 떨치던 겨울이 시샘하여 추워지는 날씨다. 강풍 폭설로 천지를 꽁꽁 얼게 했던 겨울도 계절의 변화에는 못 이기는 법이라 마지막 심술을 부려도 며칠 가지 못한다. 오래 가지 못하는 봄추위(春寒)다. ‘가을 더위와 노인의 건강’이란 속담이 있다. 꽃샘추위와 마찬가지로 무더운 여름도 가을 되면 기가 꺾이고, 노인의 건강(老健)은 자랑해도 오래 가지 못한다는 비유다. 김삿갓의 시는 이에 더해 욕이 된다고 했다. ‘오복 중에 壽(수)가 제일이라 누가 말했나, 오래 살면 욕이 많다는 요임금 말이 귀신..

고사성어 2023.06.05

비필충천(飛必沖天)

비필충천(飛必沖天) 날게 되면 하늘을 꿰뚫다, 침묵하다 놀라운 큰일을 하다 [날 비(飛/0) 반드시 필(心/1) 화할 충(氵/4) 하늘 천(大/1)] 어떤 일이 순조롭게 잘 진행되고 있는데 더욱 힘을 내도록 격려할 때 달리는 말에 채찍질한다고 한다. 속담성어로 走馬加鞭(주마가편)이다. 그런데 재주는 있는듯해도 도통 열성을 보이지 않으면 보는 사람이 답답하다. 어떤 큰일을 하는데 준비태세가 영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개구리 움츠리는 뜻은 멀리 뛰자는 뜻이다‘란 비유가 있다. 똑같은 의미로 웅크리고 있다가 날게 되면 반드시 하늘을 꿰뚫는다는 이 성어다. 평소에 침묵하던 사람이 한 번 기지개를 켜면 모두 놀라게 할 큰일을 한다는 뜻이다. 一鳴驚人(일명경인)이란 말과 유래가 같다. 이 말은 여러 곳에서 이름만..

고사성어 2023.06.03

척확지굴 이구신야(尺蠖之屈 以求信也)

척확지굴 이구신야(尺蠖之屈 以求信也) 자벌레가 몸을 굽히는 것은 다시 펴기 위해서이다. [자 척(尸/1) 자벌레 확(虫/14) 갈 지(丿/3) 굽힐 굴(尸/5) 써 이(人/3) 구할 구(水/2) 믿을 신(亻/7) 이끼 야(乙/2)] 자벌레는 작은 나뭇가지와 같은 모양으로 붙어사는 자벌레나방의 애벌레다. 한자로 尺蠖(척확), 또는 더 어렵게 蚇蠖 (척확)이라고도 한다. 배의 다리가 퇴화하여 기어갈 때 꼬리를 가슴 가까이 붙여 움츠렸다가 떼었다 한다. 미물이라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는 굼벵이가 지붕에서 떨어질 때 매미 될 셈이 있어 떨어진다고 하는데 자벌레는 어떨까. 자벌레가 앞으로 움직일 때 굽혔다가 펴는 것이 자로 재는 것 같다고 이름이 붙여졌는데 더 깊은 의미를 부여한다. 자벌레가 한 자의 몸을 굽히는 ..

고사성어 2023.06.02

명불허전(名不虛傳)

명불허전(名不虛傳) 이름이 헛되이 전해진 것이 아니다. [이름 명(口/3) 아닐 불(一/3) 빌 허(虍/6) 전할 전(亻/11)] 이름 名(명)이란 글자는 저녁 夕(석)자 아래에 말하는 입 口(구)를 받쳐 어두운 밤에는 사람이 보이지 않아 입으로 이름을 부른다는 뜻에서 나왔다. 구분하기 위해 나온 이름은 자연의 것이 아니지만 이름을 붙여주지 않았으면 아무 의미도 지니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김춘수 시인은 ‘꽃’에서 자신에게 무의미한 존재였던 것이 이름을 불러 주자 꽃과 같이 의미 있는 존재로 다가왔다고 노래했다. 존재의 이유인 이름을 그래서 더럽히지 않아야 한다고 豹死留皮 人死留名(표사유피 인사유명/ 표범은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이란 좋은 말도 남았다. 보람 있는 일을 남겨 立身揚名(입신양..

고사성어 2023.06.01

신구개하(信口開河)

신구개하(信口開河)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다. [믿을 신(亻/7) 입 구(口/0) 열 개(門/4) 물 하(氵/5)] 말을 조심하라는 경구는 동서고금 수없이 많다. 이 난에서도 馮道(풍도)의 ‘舌詩(설시)’에서 딴 口禍之門(구화지문)이나 혀를 놀려서 하는 말은 그 빠른 마차도 미치지 못한다는 駟不及舌(사불급설) 등을 소개했다. 생각 없이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한다는 信口開河도 워낙 그런 일이 많아서인지 경계의 말로 종종 쓰인다. 여기서 믿을 信은 신임, 소식이라는 뜻 외에 하는 대로, 내키는 대로라는 뜻이 있다. 開河는 물길을 열 듯 마음대로 지껄이는 것을 말한다. 이 성어는 원래 信口開合(신구개합)이 바른 표기였는데 중국어에서 合과 河를 모두 ‘허’로 읽어 변했다고 한다. 元(원)나라 때의 희곡에서 이..

고사성어 2023.0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