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3

하루지유(何陋之有)

하루지유(何陋之有) 어찌 누추한 곳이 있겠는가, 자신이 만족하며 사는 곳이 제일 [어찌 하(亻/5) 더러울 루(阝/6) 갈 지(丿/3) 있을 유(月/2)] 이사를 한 뒤 친구나 이웃들을 초대하여 음식을 대접하며 집을 구경시킨다. 번거로운 것을 피하여 점차 옛 풍습이 되어갈 정도로 드물어졌지만 집들이를 할 때 주인은 화려한 집이라도 꼭 좁고 너저분하다며 陋屋(누옥)이라고 겸손해한다. 자기를 낮춘다고 하더라도 정도가 심하면 孔子(공자)님이 꾸짖을 것이다. 거처하는 사람의 인품에 따라 향기가 날 수 있다며 ‘군자가 머무는 곳에 어찌 누추함이 있겠는가 (君子居之 何陋之有/ 군자거지 하루지유)’하고 말이다. 빈한한 생활에도 평안한 마음으로 도행하기를 즐거워하며 근심을 잊는 安貧樂道(안빈낙도)와 樂以忘憂(낙이망우)..

고사성어 2022.12.23

도로이목(道路以目)

도로이목(道路以目) 길에서 눈짓으로 대화하다. [길 도(辶/9) 길 로(足/6) 써 이(人/3) 눈 목(目/0)] 자기표현은 인간의 가장 중요한 욕구의 하나이다. 인간이 아무런 제약이나 간섭을 받지 않고 표현행위를 할 수 있는 것이 언론의 자유다. 인간의 존엄성에 필요한 수단일 뿐 아니라 민주주의 통치 질서의 전제조건이다. 그래서 언론의 자유는 도덕적으로 필요한 생명의 공기를 공급해주는 것이라 말하는 학자도 있을 정도다. 이런 공기를 차단하면 숨이 막힌다. 큰 길에서 큰 소리로 말을 주고받지 못하거나 자기의 생각을 마음대로 글로 나타내지 못한다면 암흑의 세계가 될 수밖에 없다. 통제와 탄압이 심한 포악한 정치가 두려워 사람들 사이에 이야기를 나누지 못한다. 그래서 길에서 만나면(道路) 할 이야기를 눈짓으..

고사성어 2022.12.22

가렴주구(苛斂誅求)

가렴주구(苛斂誅求) 가혹하게 세금을 거두거나(苛斂) 목을 벨 듯이 겁을 줘서 백성들의 재물을 쥐어짜는(誅求) 일을 말한다. [가혹할, 거둘 렴, 벨 주, 구할 구] 苛斂誅求(가렴주구)라고 할 때면 항상 가혹한 정치가 호랑이보다 무섭다는 예를 든다. 이야기의 유래는 다음과 같다. 春秋時代(춘추시대, 기원전 770년~403년) 말엽 孔子(공자, 기원전 551년-479년)의 고국 魯(노)나라가 조정의 대부 季孫子(계손자)의 횡포로 큰 혼란상태에 빠지자 孔子는 제자들을 이끌고 齊(제)나라로 향하고 있었다. 五岳(오악)중의 으뜸인 泰山(태산)을 지날 때 구슬픈 여인의 울음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가 보니 길가에 있는 세 구의 묘지 앞에서 소복한 여인이 곡을 하고 있었다. 제자 子路(자로)가 가서 연유를 알아보니 시..

고사성어 2022.12.21

소아변일(小兒辯日)

소아변일(小兒辯日) 어린아이들의 해에 관한 말다툼, 서로 주장을 내세워도 해결책이 없는 일 [작을 소(小/0) 아이 아(儿/6) 말씀 변(辛/14) 날 일(日/0)] ‘어린이는 어른의 아버지’라는 말은 영국 대시인 워즈워스 (William Wordsworth)의 유명한 시 한 구절이다. 어린이는 자라서 어른이 된다는 이야기에서 어린이는 자연과 순수, 아름다움과 착함의 상징이니 어른이 배워야 한다고 본다. 또 시의 제목대로 ‘무지개’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른보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직관적으로 볼 수 있어 더 순수하다. 하늘의 해를 볼 때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에 관한 이야기는 중국 道家(도가)의 경전에 재미있게 소개된다. 순진무구한 어린이들이 서로 해가 언제 우리와 가까울까 하며 자기가 옳다고 우긴다. 어..

고사성어 2022.12.21

가도멸괵(假途滅虢)

가도멸괵(假途滅虢) - 길을 빌려 괵을 멸망시키다. [거짓 가, 길 도, 멸할 멸, 범발톱자국 괵] 사람의 관계가 아주 밀접할 때 ‘바늘 가는 데 실 가고, 바람 가는 데 구름 간다’는 비유를 한다. 바늘과 실 같이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脣亡齒寒(순망치한)의 고사성어가 있다. 나라 간의 입술과 이와 같은 관계가 春秋時代(춘추시대) 때 소국이었던 虢(괵)나라와 虞(우)나라였다. 두 나라는 형제국이라 이웃의 강국 晉(진)이 호시탐탐 노릴 때 힘을 합치는 사이였다. 虢이라는 어려운 글자는 ‘나라 이름, 범발톱자국 괵‘인데 이 성어 외에는 쓰임이 적다. 공자가 편찬한 ‘春秋(춘추)’에는 주석서로 春秋三傳(춘추삼전)이 있는데 公羊傳(공양전), 穀梁傳(곡량전) 그리고 左氏傳(좌씨전..

고사성어 2022.12.21

개문읍도(開門揖盜)

개문읍도(開門揖盜) 문을 열고 도둑을 맞아들이다. [열 개, 문 문, 읍할 읍, 도둑 도] 자기 집 문을 활짝 열고(開門) 도둑을 공손히 읍하며 맞아들이는(揖盜) 일은 개인에게는 없겠다. 그러나 기업의 산업 스파이, 국가의 기밀을 돈을 받고 넘기는 간첩 등은 그야말로 開門揖盜의 이적행위다. 여기에 어떤 커다란 슬픔을 맞아 비탄에만 빠진다면 뒤에 일어날 일을 내팽개치는 일로 이것 또한 마찬가지다. 이 성어는 魏(위), 蜀(촉), 吳(오) 삼국의 역사를 기록한 陳壽(진수)의 정사 ‘三國志(삼국지)’에 나온다. 吳書(오서) 吳主傳(오주전)에 이런 내용이 실려 전한다. 後漢(후한) 말 삼국 중에 吳나라의 孫策 (손책)의 세력이 점차 강성해지자 지방 태수 許貢(허공)이 불안을 느껴 임금 獻帝 (헌제)에게 그를 없..

고사성어 2022.12.18

재여부재(材與不材)

재여부재(材與不材) 재목으로 쓸모 있는 것과 쓸모없음, 사람의 재능을 비유 [재목 재(木/3) 줄 여(臼/7) 아닐 불, 부(一/3) 재목 재(木/3)] 이쪽으로 보나 저쪽으로 보나 아름다운 八方美人(팔방미인)은 용모뿐 아니라 여러 방면에 능통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러 곳을 손대다 보니 모두 깊이 있게 잘 할 수는 없어 반거충이라 놀릴 때도 쓴다. 사람의 능력은 정해져 있어 어느 한 분야에 정통한 전문가라도 다른 일엔 젬병인 경우가 허다하다. 재주가 없다고 자조할 필요도 없는 것이 사람은 모두 한 가지는 쓸모 있는 분야가 있다. ‘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속담대로 천대받던 것이 큰 구실을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莊子(장자)가 말한 재목이 될 수 있는 나무와(材與) 아무런 쓸모없..

고사성어 2022.12.16

양궁난장(良弓難張)

양궁난장(良弓難張) 좋은 활은 당기기 어렵다, 인재는 발굴하기도 부리기도 어렵다. [어질 량(艮/1) 활 궁(弓/0) 어려울 난(隹/11) 베풀 장(弓/8)] 아무리 귀하고 값진 물건이라도 제 용도에 쓰이지 않으면 빛을 낼 수 없다. ‘쥐 잡는 데는 천리마가 고양이만 못하다’는 말이 여기에 들어맞는다. 驥服鹽車(기복염거, 驥는 천리마 기)라고 천리마가 소금 수레를 끌고 가는 것과 같은 경우다. 그런데 아무리 하루에 천 리를 달릴 수 있을 정도로 좋은말이라도 伯樂(백락)과 같은 감정가가 가치를 알아주지 않는다면 묻히고 만다. 초야에 묻힌 인재를 발굴하여 나라 일을 맡기기 어려워도 발탁하는 능력이 비상하면 큰 업적을 이룬다. 좋은 활(良弓)은 보통 사람이 펼쳐 당기기 어렵다(難張)는 이 말은 훌륭한 인재는 ..

고사성어 2022.12.15

석우개도(石牛開道)

석우개도(石牛開道) 돌로 만든 소가 길을 열다, 작은 것을 욕심내다 큰 것을 잃다. [돌 석(石/0) 소 우(牛/0) 열 개(門/4) 길 도(辶/9)]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욕심에서 불행이 잉태된다고 선인들은 깨우쳤지만 중생들은 깨우치지 못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五慾(오욕) 중에서 죽을 때까지 따라붙는 재욕, 색욕, 식욕, 수면욕 외에 죽은 뒤까지 이름을 남기려는 명예욕도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욕심은 욕심을 낳는다. ‘남의 밥에 든 콩이 굵어 보인다’고 남의 밥 더 작은 콩이라도 빼앗고 싶은 것이 보통사람의 본성이다. 비유한 성어도 많다. 처음에는 겨를 핥다가 나중에는 쌀까지 먹는다는 舐糠及米(지강급미)에서 행랑 빌리면 안방까지 든다는 借廳借閨(차청차규), 농서 지방을 얻은 뒤 촉 땅을 넘본다는..

고사성어 2022.12.14

승영시식(蠅營豕息)

승영시식(蠅營豕息) 파리가 앵앵거리고 돼지가 씩씩대다, 이익만 보면 체면 없이 달라붙다. [파리 승(虫/13) 경영할 영(火/13) 돼지 시(豕/0) 쉴 식(心/6)] 파리를 긍정적으로 표현한 말은 드물다. 독침도, 날카로운 부리도 없지만 이곳저곳 가리지 않고 먹을 것을 찾아 날아다니는 파리는 인간에게 불쾌감을 주고 병균을 옮기니 좋아할 수 없다. 남을 미워할 줄 모르는 시인도 ‘썩은 쥐인지 만두인지 분간도 못하고, 흰 옷에는 검은 똥칠, 검은 옷에는 흰똥칠’한다고 파리를 욕한다(한용운). 돼지는 더하다. 사람에게 고기를 제공하고 각종 제사 때는 온 몸을 희생한다. 그래도 미련하거나 탐욕의 대명사가 된다. 파리가 앵앵거리고(蠅營) 돼지가 먹을 것을 찾아 씩씩거린다는(豕息) 이 성어는 조그만 이익에도 체면..

고사성어 2022.12.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