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위 부녀 이야기 옛날 충남 공주 땅 팔봉산 자락에 효심이 지극한 청상과부가 병든 시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었습니다. 본래 밭고랑 하나 없이 찢어지게 가난한 집안에다 그나마 시집 온지 삼년 만에 들일을 나갔던 서방이 벼락을 맞아 죽는 바람에 졸지에 남편을 잃고 기력 없는 시아버지만 떠안고 묵묵히 살았습니다. 말을 하기 좋아하는 동네 사람들은 과연 몇 해나 버틸 거냐고 허구한 날 수군거렸지만, 청상과부의 효성은 벌써 일곱 해를 하루같이 변할 줄 몰랐습니다. 시아버지의 병구완은 변함없이 지극정성이었으며 봄이면 날품팔이, 여름이면 산나물과 약초를 캐다 팔아 힘든 생계를 이어갔습니다. "아가야, 이제 그만 친정으로 돌아가거라. 그만큼 고생했으면 됐다. 이제 좋은 상처 자리라도 만나 배나 곯지 않고 살아야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