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3

경사불민(敬謝不敏)

경사불민(敬謝不敏) 자신의 어리석음을 정중하게 사과하다 손님은 소중하다. 집으로 찾아 온 사람이거나 무슨 예식을 축하하고, 공연 등에 값을 치른 고객 모두 귀하게 대접해야 마땅하다. ‘손님을 후대하는 사람은 신을 잘 섬기는 사람이다’, ‘손님을 환영하는 집은 망하지 않는다’ 등의 외국 격언도 소중함을 강조한다. 반대의 경우도 보자. ‘손은 갈수록 좋고 비는 올수록 좋다’는 속담이나 ‘ 손님은 물고기와 같아서 사흘이 지나면 냄새가 난다’란 서양 격언은 잘 처신해야 환영 받는다는 것을 말해 준다. 주인 입장에선 손님을 편안히 모셔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고 느낀다면 자신의 어리석음과 둔함(不敏)을 정중하게 사과하라(敬謝)고 가르친다. 이처럼 손님과 주인이 경우에 따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예화가 ‘春秋左氏傳(춘..

고사성어 2022.10.16

척구폐요(跖狗吠堯)

척구폐요(跖狗吠堯) 도척의 개가 요임금을 보고 짖다, 주인에게 충성을 다하다. [발바닥 척(足/5) 개 구(犬/5) 짖을 폐(口/4) 요임금 요(土/9)] 중국에서 악독한 사람을 한 사람 들라면 盜跖 (도척, 跖은 발바닥 척)이 꼽힌다. 春秋時代(춘추시대) 무리 9000명을 이끌고 이 나라 저 나라 다니며 살인과 노략질을 일삼은 불한당이었다. 그의 형 柳下惠(유하혜)는 孔子(공자)의 친구이면서 인격자로 망나니 동생을 둔 셈이다. 싫어하는 사람이 잘못되는 것을 통쾌히 여긴다는 ‘도척의 개 범 물어 간 것 같다’는 속담까지 생겼다. 전설상이긴 하지만 중국의 堯(요)임금은 백성들을 덕으로 다스려 성군으로 알려져 있다. 이 극단적인 두 사람을 대비하면서 중간에 개를 등장시켜 재미있는 성어가 나왔다. 천하의 도둑..

고사성어 2022.10.14

안가근시(晏家近市)

안가근시(晏家近市) 재상 안영의 집이 번잡한 시장 근처에 있다. [늦을 안(日/6) 집 가(宀/7) 가까울 근(辶/4) 저자 시(巾/2)] 중국의 역대 재상 중에서 晏嬰(안영, 嬰은 어린아이 영)은 管仲(관중)과 함께 첫째, 둘째를 다툴 만큼 후대에까지 존경을 받는다. 둘 다 春秋時代(춘추시대) 齊(제)나라의 재상으로 100년 이상 앞선 관중이 桓公(환공)을 첫 覇者(패자)로 올리는 데 출중한 능력을 발휘했다면 안영은 세 임금을 모시며 나라를 바르게 이끌었다. 관중이 목적을 향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직진한 데 비해 안영은 몸소 검소하게 생활하며 작은 몸집에도 권력자에 굴하지 않고 바른 말을 하는 거인으로 晏子(안자)라며 존경받을 정도였다. 안영에 따르는 여러 고사 중에서 재상 신분임에도 그가 사는 집(晏..

고사성어 2022.10.14

애석촌음(愛惜寸陰)

애석촌음(愛惜寸陰) 시간을 매우 아끼다. [사랑 애(心/9) 아낄 석(心/8) 마디 촌(寸/0) 그늘 음(阝/8)] 寸陰(촌음)은 매우 짧은 동안의 시간을 말한다. 조선 후기의 가객 金天澤(김천택)의 시조가 먼저 떠오른다. ‘잘 가노라 닫지 말며 못가노라 쉬지 말라/ 부디 긋지 말고 촌음을 아껴 쓰라/ 가다가 중지 곳 하면 아니 감만 못하라.’ 寸(촌)이 작은 단위의 대명사가 된 것은 아주 느리게 움직이는 해시계의 그림자 길이에서 나왔다고 한다. 그 짧은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 한다며 선인들은 무수히 좋은 말을 많이 남겼다. ‘한 자나 되는 구슬을 보배로 여길 것이 아니라, 한 치의 광음을 다퉈야 한다 (尺璧非寶 寸陰是競/ 척벽비보 촌음시경)’는 말이 千字文(천자문)과 明心寶鑑 (명심보감)에 있다. 朱熹(..

고사성어 2022.10.14

호매호골(狐埋狐搰) -

호매호골(狐埋狐搰) 여우가 묻은 것을 여우가 다시 파다, 의심이 많으면 성공하지 못한다. [여우 호(犭/5) 묻을 매(土/7) 여우 호(犭/5) 팔 골(扌/10)] 여우는 영리하고 꾀가 많은 동물로 알려져 있는데 정작 성어로 나타나는 이미지는 부정적이다. 힘이 없으면서도 배경을 믿고 거들먹거리는 狐假虎威(호가호위)는 호랑이의 위세를 빌려 군림하는 여우다. 관의 위세를 이용한 교활한 무리는 城狐社鼠(성호사서)다. 서양에서도 여우는 백발이 될지 모르나 결코 선량해지지 않는다는 말이 있어 교화는 불가능하다고 여겼다. 여우는 의심의 대명사로 떠올린다. 남을 믿지 못하고 이것저것 재보다 좋은 기회를 날리는 狐疑不決(호의불결)이다. 이보다 더한 것이 여우는 자신이 물건을 묻고도(狐埋) 잘 있는지 남이 가져갔는지 자..

고사성어 2022.10.11

위급 존망지추(危急 存亡之秋)

위급 존망지추(危急 存亡之秋) 사느냐 죽느냐 하는 위급한 시기 [위태할 위(卩/4) 급할 급(心/5) 있을 존(子/3) 망할 망(亠/1) 갈 지(丿/3) 가을 추(禾/4)] 앞으로 더 나은 발전을 위해 위기를 즐긴다는 사람이 있다. 호랑이굴에 들어가 새끼 호랑이를 잡는 사람들이다. 눈 먼 말 타고 벼랑을 가듯이 일부러 위험에 빠지는 것을 바라는 사람은 적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살아가다 보면 뜻하지 않게 위기를 맞을 때가 많다. 그만큼 슬기롭게 조심조심 헤쳐 나가는 지혜를 가르치는 성어가 수두룩하다. 이 난에 소개했던 것만 해도 如履薄氷(여리박빙), 危在旦夕(위재단석), 一髮千鈞(일발천균), 風前燈火(풍전등화) 등이다. 위급하기(危急)가 사느냐 죽느냐하는 것이 걸린 시기(存亡之秋)란 이 성어도 그만큼 급박..

고사성어 2022.10.10

화발다풍우(花發多風雨)

화발다풍우(花發多風雨) 꽃이 필 때는 비바람이 많다, 고난을 이겨내야 화락이 온다. [꽃 화(艹/4) 필 발(癶/7) 많을 다(夕/3) 바람 풍(風/0) 비 우(雨/0)] 꽃은 침묵의 언어를 가지고 사랑을 말하고 꿈을 말하며 인간의 마음을 아름답게 해 준다는 멋진 표현이 있다. 계절에 따라 아름답게 피는 꽃에 사람마다 마음을 정화하기 위해 봄꽃놀이, 단풍놀이를 즐긴다. 꽃이 피기 위해 수많은 나날을 보낸 뒤 활짝 핀 모습은 오래도록 간직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것이 자연의 이치다. ‘봄꽃도 한 때’, ‘열흘 붉은 꽃이 없다’란 말과 똑같은 花無十日紅(화무십일홍)이 잘 나타낸다. 때가 지나면 반드시 쇠한다는 이 말과 비슷한 어감의 꽃이 활짝 피면(花發) 비바람이 많은 법(多風雨)이란 성어도 좋다. 꽃이 ..

고사성어 2022.10.09

연리지(連理枝)

연리지(連理枝) 두 나무의 가지가 맞닿아 하나 된 나무, 화목한 부부나 남녀 사이 [이을 련(辶/7) 다스릴 리(玉/7) 가지 지(木/4)] 두 나무가 뿌리는 각각이지만 가지가 서로 맞닿아 결이 통한 것이 連理枝(연리지)다. 이는 종종 볼 수 있다. 比翼鳥(비익조)라는 새는 암컷과 수컷의 눈과 날개가 하나씩이어서 짝을 짓지 못하면 날지 못한다. 실제는 물론 없고 전설상의 새다. 이들 각각이 화목한 부부나 떨어지지 않는 남녀 사이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합쳐서 比翼連理(비익연리)라고도 한다. 부부는 二身同體(이신동체)라고 한 말과 잘 들어맞는 말이기도 하다. 살다보면 싸우는 일이 있어도 ‘내외간 싸움은 칼로 물 베기’라는 말대로 지나고 나면 합쳐진다. 역시 화합을 말할 때 쓴다. 가지가 잇닿은 나무가..

고사성어 2022.10.08

진백가녀(秦伯嫁女)

진백가녀(秦伯嫁女) 진나라 공주가 시집가다, 형식만 차린 잘못된 결혼 [성 진(禾/5) 맏 백(亻/5) 시집갈 가(女/10) 계집 녀(女/0)] 신부가 시집갈 때에 친정에서 가지고 가는 돈인 持參金(지참금)은 까마득한 옛날부터 있었다고 한다. 신부 집 재산의 사전 상속이나 부양의 목적을 위한 관습이라는데 시집에 노동력과 대를 잇는 출산 등의 희생을 하는 면에서 부당한 면이 있다. 하지만 지참금이 적다며 일어나는 분쟁은 파혼에 이르고 계급제도가 철저한 아프리카나 인도에서는 신부 살해까지 일어난다. 그런데 분수에 넘치도록 재물을 싸가지고 갔더라도 신부가 행복한 결혼생활을 하지 못했다면 말짱 헛일이다. 이런 좋은 예가 秦(진)나라 공주가 시집간다는 이 성어다. 중국 法家(법가)의 확립자 韓非(한비)는 ‘韓非子..

고사성어 2022.10.06

대갱불화(大羹不和)

대갱불화(大羹不和) 제사에 쓰는 국은 다른 양념을 섞지 않는다, 이것저것 넘보지 않고 검소하다. [큰 대(大/0) 국 갱(羊/13) 아닐 불(一/3) 화할 화(口/5)] ‘국’을 뜻하는 복잡한 글자 羹(갱)을 분해해 보면 새끼양 羔(고)에 아름다울 美(미)가 합쳐져 있다. 당연히 양고기가 들어간 맛좋은 국인 듯싶어도 보통 말하는 채소에 물을 부어 간을 맞춘 국이다. 도시락에 담은 밥과 한 그릇의 국을 말한 簞食豆羹 (단사두갱, 簞은 소쿠리 단, 먹을 食은 밥 사)은 변변치 못한 음식의 가난한 살림살이다. 후일 소박한 음식을 뜻하는 것으로 변했더라도 옛날 중국 상고시대에는 다른 맛을 첨가하지 않은 대례 때의 고깃국을 가리키며 검소함의 상징으로 여겼다. 전해오는 제도와 문물, 의례의 해설 등을 망라한 ‘禮記..

고사성어 2022.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