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0

슬행마시(膝行馬矢)

슬행마시(膝行馬矢) 무릎걸음으로 말똥 위를 기다, 누구에게나 아첨하다. [무릎 슬(肉/11) 다닐 행(行/0) 말 마(馬/0) 화살 시(矢/0)] 돈이나 권세 있는 자에게 알랑거리는 阿諂(아첨)을 모두들 손가락질한다. 하지만 ‘인간은 아첨하는 동물’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자신도 모르게 힘 앞에 무력해지는 사람은 많다. 여기저기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왔다 갔다 하면서 살살 듣기 좋은 소리로 비위 잘 맞추는 사람은 ‘오래 해 먹은 面主人(면주인)’이라는 속담으로 남았다. 비슷한 성어는 많은데 이중에 몇 개만 보면 奴顔婢膝(노안비슬), 五方猪尾(오방저미), 搖民乞憐(요민걸련), 長立待令(장립대령) 등이다. 仰人鼻息(앙인비식)이나 嘗糞之徒(상분지도)는 아첨의 최고봉이다. 변까지 핥는 냄새나는 嘗糞(상분)보다는 ..

고사성어 2023.09.28

모순(矛盾)

모순(矛盾) 창과 방패, 앞뒤가 서로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 [창 모(矛/0) 방패 순(目/4)] 앞뒤가 안 맞는 것을 뜻하는 矛盾(모순)은 널리 아는 대로 창과 방패를 아울러 말한 것이다. 적을 찌를 수 있도록 손잡이가 있는 긴 창을 본뜬 글자가 矛(모)다. 창을 뜻하는 다른 글자 戈(과)는 창 끝에 낫과 같은 갈고리를 단 병기, 戟(극)은 두 가지를 혼합해 찌르기도 하고 베기도 하는 무기라 한다. 방패를 말하는 盾(순)은 실제 방패 干(간)을 보완하여 눈[目]까지 보호하게 발전시킨 것이다. 글자만을 떼어 이야기했지만 모순은 이것을 모르더라도 창과 방패를 파는 장사치가 턱없이 자랑하다 발목을 잡힌 이야기에서 나온 것임을 모두 안다. 자기가 한 말에 앞뒤가 서로 어긋나 ‘제 꾀에 제가 넘어간’ 상인의 약..

고사성어 2023.09.24

갈불음도천수(渴不飮盜泉水)

갈불음도천수(渴不飮盜泉水) 목말라도 도천 샘물은 마시지 않는다. [목마를 갈(氵/9) 아닐 불(一/3) 마실 음(食/4) 도둑 도(皿/7) 샘 천(水/5) 물 수(水/0)] 사람은 죽어도 이름은 남는다. 이름을 훔치는 것은 돈을 훔치는 것과 같다. 이름을 중요시한 동서양의 금언이다. 사람의 이름도 중요하지만 사물의 이름을 바로 짓는 것도 그에 못지않다. 孔子(공자)는 정치를 맡기면 무엇부터 하겠느냐는 질문에 이름을 바로잡는(正名/ 정명) 일을 우선하겠다고 답했다. 각종 불의를 자행하면서도 이름엔 태연히 정의를 갖다 붙이는 당시 세태를 빗대 말했다. 이런 거창한 것이 아니라도 이름에 나쁜 의미가 들어 있으면 그것을 피했다는 것이 도둑의 샘이란우물은 목말라도 마시지 않는다는 이 성어다. 제아무리 괴롭고 어려..

고사성어 2023.09.23

도원낙토(桃源樂土)

도원낙토(桃源樂土) 복숭아꽃 피는 살기 좋은 땅, 속세 떠난 이상향 [복숭아 도(木/6) 근원 원(氵/10) 즐길 락(木/11) 흙 토(土/0)] 영국의 토머스 모어(Thomas More)가 창조한 유토피아(utopia)는 이상향으로 잘 알려져 있다. 1515년에 쓴 이 공상 사회소설에서 유토피아는 정치와 경제, 종교의 자유가 완벽하게 갖춰진 나라이지만 그리스어가 뜻하는 바대로 ‘어느 곳에도 없는’ 나라라고 한다. 이와 같은 이상향은 동양에도 있었다. 여기에는 복숭아꽃 피는 아름다운 극락세계를 비유한 桃源境(도원경)이다. 도원의 살기 좋은 땅(樂土)은 武陵(무릉) 지방의 한 어부가 발견했다고 武陵桃源(무릉도원)이라고도 한다. 동서를 막론하고 현실세계에선 존재할 수 없는 것은 당연해서 이 지역도 가상이다...

고사성어 2023.09.23

두동치활(頭童齒豁)

두동치활(頭童齒豁) 머리는 아이처럼 벗겨지고 이는 빠져 훤하다, 늙음의 비 [머리 두(頁/7) 아이 동(立/7) 이 치(齒/0) 넓을 활(谷/10)] 사람은 누구나 늙는다. ‘나이가 들면 어린애가 된다’는 속담이 있다. 늙으면 말과 행동이 자신도 모르게 철이 없어진다. 자신은 인정하지 않더라도 겉보기에는 영락없다. 머리가 벗겨져 갓난아이처럼 민둥산 머리(頭童)가 되고, 이는 빠져 바람이 드나들 정도로 휑하다(齒豁). 늙게 되면 비관만 할 것인가. 젊음이 오래 갈 것 같지만 세월이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도 후딱 지나간다. 연륜이 쌓인 만큼 경험과 지혜를 썩히지 않아야 하니 ‘나라 상감님도 늙은이 대접은 한다’고 하지 않았을까. 늙고 추한 모습을 표현한 이 성어가 처음 나오는 곳은 韓愈(한유, 768~824)..

고사성어 2023.09.23

군주인수(君舟人水)

군주인수(君舟人水) 임금은 배, 백성은 물 [임금 군(口/4) 배 주(舟/0) 사람 인(人/0) 물 수(水/0)] 임금은 배(君舟)이고 백성은 배를 띄우는 물(人水)이라는 말은 예부터 지도자들이 즐겨 인용하는 말로 유명하다. 백성들이 임금을 잘 받들 수 있지만, 잘못 다스릴 때는 배를 엎을 수 있다며 명군들은 명심하고 경계를 한다. 똑 같은 뜻으로 이전에 소개한 載舟覆舟(재주복주)가 있다. 역시 배를 실어가기도 하고 뒤엎기도 하는 물을 백성에 비유했다. 戰國時代(전국시대) 때의 荀子(순자)에서 언급된 후 여러 곳에서 비슷하게 인용됐는데 풀어 써서 水可載舟 亦可覆舟(수가재주 역가복주) 혹은 水能載舟 亦能覆舟(수능재주 역능복주)라 하면 뜻이 더 명확하다. 唐(당)나라 2대 太宗(태종) 李世民(이세민)이 신하..

고사성어 2023.09.23

계란유골(鷄卵有骨)

계란유골(鷄卵有骨) 달걀에도 뼈가 있다, 운수가 나쁜 사람은 뜻대로 되는 일이 없다. 鷄: 닭 계 卵: 알 란 有: 있을 유 骨: 뼈 골 사람에 따라 하는 일마다 술술 잘 풀리는 사람이 있고, 이것저것 손대는 일이 어긋나기만 하는 속칭 ‘꽝손’도 있다. 이것을 팔자로 알고 피하는 일이 매우 어렵다고 하는 속담이 아주 많다. 재미있는 몇 개만 보아도 ‘엎어져도 코가 깨지고 자빠져도 코가 깨진다’, ‘가루 팔러 가니 바람이 불고 소금 팔러 가니 이슬비 온다’, ‘집안이 망하려면 맏며느리가 수염이 난다’ 등이다. 지지리도 재수가 없던 사람이 모처럼 좋은 기회를 만났건만 그 일마저도 잘 안될 때 달걀(鷄卵)에도 뼈가 있다(有骨)고 한 이 성어도 마찬가지다. 속담을 한역한 것으로 旬五志(순오지)와 함께 잘 알려진..

고사성어 2023.09.18

장수선무(長袖善舞)

장수선무(長袖善舞) - 소매가 길면 춤을 잘 춘다. [긴 장(長/0) 소매 수(衣/5) 착할 선(口/9) 춤출 무(舛/8)] 긴 소매로 된 윗옷을 입고 추는 전통춤은 보기에 우아하다. 화사한 색상에 유려한 선으로 된 옷차림만으로 어깨춤이 절로 따른다. 특히 승무에서 남색 치마에 흰 저고리, 흰 장삼을 걸치고 추는 춤은 나비와 같다고 표현한 시인도 있다. 이처럼 ‘소매가 길면 춤을 잘 추고 돈이 많으면 장사를 잘한다’는 우리 속담과 똑 같은 뜻이 이 성어다. 수단이나 밑천이 넉넉한 사람은 일을 하거나 성공하기가 쉽다는 말인데 ‘韓非子(한비자)’에 나오는 원전에서도 長袖善舞 多錢善賈 (장수선무 다전선고)로 되어 있다. 善은 착하다는 뜻 외에 잘한다는 뜻, 賈는 성 가, 장사 고. 多財善賈(다재선고), 多錢善..

고사성어 2023.09.17

대불핍인(代不乏人)

대불핍인(代不乏人) 어느 시대나 인재가 부족한 적은 없다, 인물은 곳곳에 있다. [대신할 대(亻/3) 아닐 불(一/3) 모자랄 핍(丿/4) 사람 인(人/0)] ‘사람 살 곳은 골골이 있다’란 속담이 있다. 人間到處 有靑山(인간도처 유청산)이란 구절과 같이 사람 닿는 곳 어디에나 푸른 산이 있다는 말인데 여러 뜻을 가진다. 세상 어디에 나가도 살 길이 있으니 큰 뜻을 품어라, 어디에 가도 몸 눕힐 곳은 있다, 죽으라는 법은 없어 도와주는 사람이 나타난다는 등등의 희망을 북돋운다. 곳곳에 재주를 가진 인물이 있다. 다만 때를 만나지 못하거나 알아보는 사람이 없어 묻혀 있을 뿐이다. 늙은 천리마가 구유에 엎드려 있으면 재능을 펼치지 못한다는 老驥伏櫪(노기복력, 櫪은 말구유 력)의 성어가 말해주는 것과 같다. ..

고사성어 2023.09.08

대수대명代壽代命

대수대명 (代壽代命) 수명을 대신하고 명을 대신한다. 재액(災厄)을 남에게 옮김. 한 젊은이가 병을 앓고 있었는데, 그 형은 이름난 의사(醫師)이건만 한번 와서 들여다보고 땅이 꺼져라 한숨만 푹푹 쉬다 갔을 뿐, 이렇다 할 말이 없었다. 부인은 안달이 났다. “아주버님~!!! 아비 병(病)이 심상치 않습니다. 약 좀 주십쇼.” 대답(對答)을 않자 며칠 뒤 찾아가서는 “다른 곳에 가 사서 쓰겠으니 약방문이라도 내주십시오.” 그래도 대답(對答)을 않자 다음날은, “적당(適當)한 값을 드릴 테니 약을 파십시오.” 그날 저녁 때 남편(男便)의 기운(氣運)이 아주 기울어지는 것을 보고 찾아가서는 화를 내며 말했다. “그놈의 의술(醫術)인지 발금쟁인지 배워서 동생이 죽어가는데 약도 안 일러주고, 팔라고 해도 안팔고..

고사성어 2023.0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