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2

투서기기(投鼠忌器)

투서기기(投鼠忌器) 쥐를 잡고 싶어도 그릇 깰까 두렵다. [던질 투(扌/4) 쥐 서(鼠/0) 꺼릴 기(心/3) 그릇 기(口/13)] 사람에게 이득을 안기는 것이라곤 도무지 없다. 쥐란 조그만 동물이 잘 하는 것은 음식을 훔치고 병균을 옮기는 일이다. 애완용으로 기르는 사람이나 실험실에서 희생되는 쥐가 있지만 왕성하게 번식하는 숫자에 비하면 그야말로 ‘새 발의 피’다. 이 고약한 쥐를 보고도 잡지 못하니 분통터진다. 몰래 들어간 쥐가 눈을 깜박거리며 쌀을 축내는 중인데도 쌀독 깰까봐 어쩌지 못할 경우다. ‘쥐 잡으려다가 쌀독 깬다’는 속담이 나온 연유다. 쥐에게 물건을 던져서 때려잡고 싶지만(投鼠) 곁에 있는 그릇을 깰까 두려워하여(忌器) 속만 태운다는 말은 나쁜 습관이지만 오랫동안 편하게 지냈던 터라 고..

고사성어 2023.04.17

교자채신(敎子採薪)

교자채신(敎子採薪) 자식에 땔나무 캐오는 법을 가르치다. [가르칠 교(攵/7) 아들 자(子/0) 캘 채(扌/8) 섶 신(艹/13)] 흔히 듣는 유명한 금언에 ‘물고기를 주어라. 한 끼를 먹을 것이다.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 주어라. 평생을 먹을 것이다’라는 것이 있다 유대교의 성전인 ‘탈무드(Talmud, 헤브라이어로 학습)’에 나오는 말이다. 유대인들이 어릴 때부터 접하는 이말은 물론 자식에게 살아가는 법을 가르친다는 뜻이 있다. 나아가 단기적이고 즉흥적이 아닌 장기적인 안목이 필요하다는 교훈도 준다. 똑 같은 뜻의 고사성어가 땔나무 캐오는 법을 자식에 가르친다는 교자채신이다. 春秋時代(춘추시대, 기원전 770년~403년) 魯(노)나라에 살던 사람이 하루는 아들을 불러 놓고 땔감을 해오라고 시키며 물..

고사성어 2023.04.14

편복지역(蝙蝠之役)

편복지역(蝙蝠之役) 박쥐구실, 줏대 없는 행동. 박쥐 편(虫/9) 박쥐 복(虫/9) 갈 지(丿/3) 부릴 역(彳/4)] 박쥐는 모습은 쥐처럼 생겼지만 앞다리와 뒷다리 사이에 막이 있어 날 수도 있다. 쥐도 새도 아니면서 편리한 대로 양쪽 편에 모두 낄 수 있다. 중국에선 의외로 행복의 상징이라며 蝙蝠(편복) 외에 나타내는 말이 긍정적이다. 낮에는 엎드려 있고 날개가 있다 하여 伏翼(복익), 飛鼠(비서)에서 仙鼠(선서),天鼠(천서)라고까지 이른다. 서양에선 박쥐를 마녀의 상징이나 악마의 대명사로 사용하고 우리나라서도 왔다 갔다 하는 것을 싫어한다. 그래서 박쥐구실이란 말이 생겼다. 자기 이익만을 위해 이리 붙고 저리 붙는 줏대 없는 행동을 말한다. 교묘하게 변명을 하면서 상황과 조건에 따라 오가는 절개 없..

고사성어 2023.04.13

한왕서래(寒往暑來)

한왕서래(寒往暑來) 추위가 가면 더위가 온다, 사물은 순서대로 진행된다. [찰 한(宀/9) 갈 왕(彳/5) 더울 서(日/9) 올 래(人/6)] ‘겨울이 지나지 않고 봄이 오랴’라는 속담이 있다. 추운 겨울이 지나야 따뜻한 봄이 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유명한 영국의 낭만주의 시인 셸리 (Percy Bysshe Shelley, 1792~1822)의 시구에도 있다. ‘겨울이 오면 봄도 멀지 않으리 (If Winter comes can spring be far behind?).’ 세상일에는 다 일정한 순서가 있는 법이니 급하다고 서둘러 일이 성사될 수가 없다. 지금은 비록 시련과 어려움에 빠져 불행하다고 해도 그것을 극복해야 희망찬 미래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기도 한다. 추위가 가면(寒往) 더위가..

고사성어 2023.04.12

도리불언(桃李不言)

도리불언(桃李不言) 복숭아 자두나무는 말을 하지 않는다, 덕이 있으면 사람이 모여 든다. [복숭아 도(木/6) 오얏 리(木/3) 아닐 불(一/3) 말씀 언(言/0)] 복숭아나무와 오얏, 요즘의 자두나무는그 열매나 꽃이 아름다워 합쳐 말한 桃李(도리)로 자주 쓴다. 시에도 자주 인용됐다. 白樂天(백낙천)의 ‘長恨歌(장한가)’에는 ‘봄바람 산들 불어 복사꽃 오얏꽃 피는 밤(春風桃李花開夜)’에는 그리움이 더욱 사무친다고 했다. 남이 천거한 어진 사람이나 사제지간의 뜻도 있다. 桃李滿門(도리만문)이라 하면 재주나 풍모가 뛰어난 제자가 문하에 가득하다는 이야기다. 복숭아나무와 자두나무(桃李)는 말을 하지 않는다(不言)는 뜻의 이 성어는 뒤에 下自成蹊(하자성혜)라는 말이 따라야 완전한 뜻을 이룬다. 이들 나무의 아..

고사성어 2023.04.11

지족불욕(知足不辱)

지족불욕(知足不辱)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은 욕되지 아니함 [알 지(矢/3) 발 족(足/0) 아닐 불(一/3) 욕될 욕(辰/3)] 모자람이 없이 넉넉하여 마음에 차면 만족한다. 여기에 도달해도 잠시 옆과 비교하면 만족감은 눈 녹듯 사라진다. 자기의 것으로 만족하지 못하는 자는 바라던 것을 얻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행복은 만족하는 자에게 온다며 동서의 철인이 저마다 강조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만족을 알기가 쉽지 않다. 10년 정진하여 生佛(생불)의 경지에 오른 知足禪師(지족선사)도 黃眞伊(황진이)의 하룻밤 유혹에 넘어가 도로아미타불이 된다. 현재의 것으로 만족함을 안다면(知足) 욕되지 않는다 (不辱)는 가르침은 말은 쉬워도 그만큼 어려운 것이다. 이 성어는 ‘道德經(도덕경)’에서 나왔다. 春秋時代(춘..

고사성어 2023.04.10

수도호손산(樹倒猢猻散)

수도호손산(樹倒猢猻散) 나무가 넘어지면 원숭이들이 흩어진다. [나무 수(木/12) 넘어질 도(亻/8) 잔나비 호(犭/9) 원숭이 손(犭/10) 흩을 산(攵/8)] 막강한 세력의 방패막이 아래서 안온한 생활을 하다 위의 힘이 다하여 자신을 막아주지 못한다면 어떻게될까. 거느리는 윗사람이 잘 해야 그 성원들이 행복할 것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 아랫사람이 취하는 행동 중 은혜를 입었으므로 충성을 다하여 끝까지 행동을 같이 하는 경우가 있다. 좀처럼 드물지만 보금자리가 부서지면 알도 깨진다는 巢毁卵破(소훼난파)가 될 것이다. 반면 자기 살길을 찾아 各自圖生(각자도생)하는 경우는 나무가 무너지면 그 곳에 깃들어 살던 새가 날아간다는 樹倒鳥飛(수도조비)란 말이 어울린다. 나무가 쓰러지면(樹倒) 그 곳..

고사성어 2023.04.09

서과피지(西瓜皮舐)

서과피지(西瓜皮舐) 수박 겉 핥기, 내용도 모르면서 겉만 건드리다. [서녘 서(襾/0) 외 과(瓜/0) 가죽 피(皮/0) 핥을 지(舌/4)] 여름철에 인기 있는 과일 수박은 재배 역사가 오래다. 고대 이집트 시대부터 가꿔져 왔고, 우리나라에선 조선 燕山君(연산군)때 기록이 있어 그 이전부터 재배된 것으로 본다. 그래서 이름도 西瓜(서과), 水瓜(수과), 寒瓜(한과), 時瓜(시과) 등 다양하다. 그런데 수박은 껍질이 두꺼워 벗기고 먹어야 하는데 겉만 핥고서는(皮舐) 맛을 알 수 없다. ‘수박 겉 핥기’란 속담과 같은 이 말은 사물의 속 내용은 모르고 겉만 건드리는 일을 비유한다.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 하거나 일을 차근차근 하지 않고 건성으로 하는 것을 꾸짖을 때 사용하기도 한다. 우리 속담을 한역한 대..

고사성어 2023.04.08

제대비우(齊大非耦)

제대비우(齊大非耦) 제나라는 너무 커 짝이 될 수 없다. [가지런할 제(齊/0) 큰 대(大/0) 아닐 비(非/0) 짝 우(耒/9)] ‘결혼은 자기와 동등한 자와 할 일이다. 자기보다 뛰어난 상대는 반려가 아니고 주인을 구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서양격언이다. 결혼에 대한 숱한 조언 중에서 상대를 잘 택해야 행복하다는 것이 많다. 앞서 소개한 野鼠之婚(야서지혼)이 잘 말해준다. 두더지가 자기 분수도 모르고 해와 달, 바람과 비에 청혼을 했다가 거절당하고 역시 종족인 두더지가 제일이라고 깨닫는다. 齊(제)나라는 대국이어서(齊大) 자신의 짝이 될 수 없다(非耦)는 이 성어는 상대방과 너무 신분의 차이가 커서 감히 배우자로 맞이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하는 말이다. 耦는 쟁기 또는 가지런할 우인데 짝이라는 뜻도..

고사성어 2023.04.07

양수집병(兩手執餠)

양수집병(兩手執餠) 두 손의 떡. 가지기도 버리기도 아깝다. [두 량(入/6) 손 수(手/0) 잡을 집(土/8) 떡 병(食/8)] 만약 배가 고파 허덕일 때 양손에 떡이 쥐어졌다고 하자. 한 번에 먹으려면 한손의 떡도 바로 먹지 못하고 체한다. 눈앞의 욕심만 부리니 한손에 주어졌을 때보다 더 못하게 된다. 이와 같이 두 손(兩手)에 떡을 쥐고 있다(執餠)는 뜻의 兩手執餠은 한꺼번에 두 가지 좋은 일이 생기면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를 이르는 말이다. 이 성어도 조선 인조 때의 학자 玄默子(현묵자) 洪萬宗(홍만종)의 문학평론집 ‘旬五志(순오지)’ 에 나온다. 한 가지 좋은 일이 닥쳤는데 다시 좋은 일이 생긴다면 錦上添花(금상첨화)라고 누구나 좋아할 일이다. 하지만 "福無雙至 禍不單行(복무쌍지 화불단..

고사성어 2023.04.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