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3

용서성학(傭書成學)

용서성학(傭書成學) 남의 책을 베껴 쓰며 학문을 이루다. [품팔 용(亻/11) 글 서(曰/6) 이룰 성(戈/3) 배울 학(子/13)] 가정 형편이 어려운 가운데 악조건을 이겨내고 열심히 학문을 닦아 훌륭한 업적을 이뤘다는 성어가 많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螢雪之功 (형설지공)이고 鑿壁偸光(착벽투광)이다. 불을 켤 기름이 없어 반딧불이와 쌓인 눈빛으로 책을 읽었다는 螢窓雪案(형창설안)의 두 사람 중국 東晉(동진)의 車胤(차윤)과 孫康(손강)이 전자다. 뒤의 예는 벽에 구멍을 뚫고 이웃집에서 새나오는 빛으로 공부한 前漢(전한)의 匡衡(광형)이다. 이보다는 조금 나을는지 모르지만 남의 책을 베껴 쓰는 품팔이를 하면서(傭書) 공부하여 학문을 이뤘다(成學)는 예도 여럿 등장한다. 먼저 宋(송)나라 范曄(범엽..

고사성어 2022.05.02

운근성풍(運斤成風)

운근성풍(運斤成風) 도끼를 움직여 바람소리를 내다, 최고 경지의 기술자 [옮길 운(辶/9) 근 근(斤/0) 이룰 성(戈/3) 바람 풍(風/0)] 기술이나 능력이 경지에 오른 사람은 도구나 조건을 탓하지 않는다. 기술의 최고 달인이라 할 庖丁(포정, 庖는 부엌 포)은 소를 잡아 뼈와 살을 해체하는 솜씨가 신기에 가까우면서도 19년 동안 칼을 갈지 않을 정도였다. 그렇게 된 데는 마음의 눈으로 소의 살과 뼈, 근육 사이의 틈새를 보고 그 사이로 칼을 지나가게 하는데 수천 마리의 소를 잡았지만 한 번도 실수로 살이나 뼈를 다치게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우주의 본질을 아기자기하게 우화를 통해 비유한 莊子(장자)의 庖丁解牛(포정해우)에 나오는 이야기다. 포정과 마찬가지로 과장이 섞인 또 하나의 재주꾼이 역시 ‘장..

고사성어 2022.05.02

문전작라(門前雀羅)

문전작라(門前雀羅) 문앞에 참새 그물을 치다, 방문객의 발길이 끊어지다. [문 문(門/0) 앞 전(刂/7) 참새 작(隹/3) 벌릴 라(网/14)] 권력이나 부를 얻은 사람의 주위에는 사람이 모여들기 마련이다. 시장에 사람이 몰리는 門前成市(문전성시)는 괜찮지만 세력가의 집에 뇌물을 바치기 위해 복작대면 한심하다.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 사람이 몰리는 門庭若市(문정약시)는 바람직하기까지 하다. ‘대감 죽은 데는 안 가도 대감 말 죽은 데는 간다’는 속담이 있다. 대감이 죽으면 잘 보일 필요가 없지만 말이 죽었을 때는 환심을 살 필요가 있어 조문을 한다는 炎凉世態(염량세태)를 꼬집은 말이다. 대문 앞(門前)에 참새 그물을 친다(雀羅)는 이 말은 방문하는 사람들로 넘쳐나던 권세가의 집에 세력을 잃는 날부터 발길..

고사성어 2022.04.30

운집(雲集)

운집(雲集) 구름처럼 많은 사람이 모여들다. [구름 운(雨/4) 모을 집(隹/4)] 하늘에 떠 있는 작은 물방울, 구름이 제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기는 어려워 수시로 변한다. 새털구름이란 구름이 있듯이 새털같이 가볍고 종류도 많은 것이 구름이다. ‘구름 雲(운)’의 아래에 있는 ‘이를 云(운)’은 처음 뭉게구름이 피어오른 모습을 그린 것인데 날씨와 관련된 글자임을 나타내기 위해 비 雨(우)를 더했다고 한다. 중국은 간체자로 云(운)을 다시 쓴다. 모을 集(집)의 나무 木(목) 위에 있는 글자는 ‘새 隹(추)‘로 새를 대표하는 鳥(조)에 비해 참새와 같은 작은 새를 가리켰다. 나무 위에 사는 새는 떼를 지어 모이니 많이 모인다는 뜻이 됐다. 처음엔 나무 위에 새가 세 마리나 있는 雧(집)이나 雦(집)을 모은..

고사성어 2022.04.29

분거지상무중니(奔車之上無仲尼)

분거지상무중니(奔車之上無仲尼) 질주하는 수레에는 공자가 없다. [달릴 분(大/6) 수레 거(車/0) 갈 지(丿/3) 윗 상(一/2) 없을 무(灬/8) 버금 중(亻/4) 여승 니(尸/2)] 유교의 시조요, 성인으로 추앙받는 孔子(공자)는 이름이 丘(구), 자가 仲尼(중니)다. 마구 달리는 수레 위(奔車之上)에는 공자가 없다(無仲尼)는 말만 떼어놓고 보면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 재미있는 문구다. 이어지는 구절엔 伯夷(백이)가 등장한다. 그는 아우 叔齊(숙제)와 함께 周(주)나라의 전설적인 충신이다. 뒤집히는 배 아래에는 백이가 없다 (覆舟之下無伯夷/ 복주지하무백이)란 말이다. 마구 달리는 말이나 뒤집히는 배는 위험하다. 그래서 성현은 위험한 곳에 있지 않는다고 본다. 앞도 내다보고 추이도 잘 생각하는 이..

고사성어 2022.04.28

무접무향(無蝶無香)

무접무향(無蝶無香) 꽃 그림에 나비가 없으니 향기가 없다, 갖춰야 할 것이 빠져 불완전하다. [없을 무(灬/8) 나비 접(虫/9) 없을 무(灬/8) 향기 향(香/0)] 벌과 나비는 향기를 따라 모인다고 蜂蝶隨香(봉접수향)이라 했다. 남자들이 아름다운 여인 주위로 따르는 것을 비유했다. 우리 속담 ‘꽃이 고와야 나비가 모인다’도 미인 주위로 한량들이 몰리는 것을 의미하지만 남의 완전한 것을 구하기 전에 자신을 돌아보라는 깨우침도 준다. 나비는 바쁘다. ‘예쁜 것도 찾고 향기로운 것도 찾고, 한가로우면서도 바빠라 (尋豔復尋香 似閒還似忙/ 심염부심향 사한환사망)’고 唐(당)나라 시인 鄭谷(정곡)은 노래했다. 그런데 나비가 날지 않는 꽃 그림만을 보고(無蝶) 필히 그 꽃엔 향기가 없을 것(無香)이라고 예언한 유..

고사성어 2022.04.27

살처구장(殺妻求將)

살처구장(殺妻求將) 부인을 죽여 장군이 되다, 목표를 위해 수단 방법을 안 가리다. [죽일 살(殳/7) 아내 처(女/5) 구할 구(氺/2) 장수 장(寸/8)] 큰일을 성취하려면 다른 일을 생각지 말아야 한다. 큰일만이 아니라 자신이 처음 결심한 일을 해나갈 때도 잡념에 마음이 끌리지 않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百濟(백제) 말기의 階伯(계백) 장군은 羅唐(나당) 연합군을 물리치기 위해 황산벌로 출전할 때 처자를 죽였다. 5000의 군사로 5만 대군을 막기 위해 나서면서 나라를 보전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고 적의 노비가 되는 것보다 낫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오늘날 생각하면 가혹한 처사임이 분명하지만 자신의 영달을 위한 것이 아니었음도 명백하다. 듣기만 해도 끔찍하게 부인을 죽여(殺妻) 장군 자리를 구한다(求..

고사성어 2022.04.26

유인유여(遊刃有餘)

유인유여(遊刃有餘) 칼날을 놀리는데 여유가 있다, 기술이나 솜씨가 능수능란하다. [놀 유(辶/9) 칼날 인(刀/1) 있을 유(月/2) 남을 여(食/7)] 칼을 가지고 추는 춤 劍舞(검무)는 궁중의 잔치 呈才(정재)에도 시연됐다고 한다. 이것이 ‘망나니 칼춤’이 되면 아슬아슬하기 짝이 없는 경우다. 옛날 사형을 집행하던 사람이 망나니인데 언동이 막돼먹은 사람을 가리키기도 한다. 이런 망나니가 칼까지 휘두르니 오금이 저릴 수밖에 없다. 검술이 아닌 짐승 잡을 때의 칼도 각기 용도가 달라 소 잡는 칼로 닭을 잡는다면 牛刀割鷄(우도할계)라며 어리석다고 욕먹는다. 소를 잡을 때 최고의 명인이라 알려진 사람이 庖丁解牛(포정해우, 庖는 부엌 포)의 성어로 남은 포정이다. 그는 칼날을 놀리는 데(遊刃) 여유가 있다(有..

고사성어 2022.04.26

백리부미(百里負米)

백리부미(百里負米) 쌀을 지고 백 리를 가다, 가난해도 부모를 잘 봉양하다. [일백 백(白/1) 마을 리(里/0) 질 부(貝/2) 쌀 미(米/0)] 부모를 잘 섬기는 효도는 인간의 도리라며 예부터 중시해왔고 수많은 성어도 남겼다. 孝(효)란 글자를 보더라도 아들(子)이 노인(老의 획을 줄인 耂)를 업고 있는 모양이다. 이 근본이 잘 된 사람이 인간관계도 좋고, 임금도 잘 섬긴다. 孝經(효경)에 나오는 말을 보자. ‘어버이를 사랑하는 사람은 남을 미워하지 않고, 어버이를 존경하는 사람은 남에게 오만하지 않다 (愛親者 不敢惡於人 敬親者 不敢慢於人/ 애친자 불감오어인 경친자 불감만어인).’ 모두들 효를 기렸기 때문에 전해오는 효자도 많다. 元(원) 나라 때 郭居敬(곽거경)이 쓴 二十四孝(이십사효)엔 王祥(왕상..

고사성어 2022.04.26

의이명주(薏苡明珠)

의이명주(薏苡明珠) 율무를 빛나는 구슬로 보다, 억울한 수뢰 혐의 [율무 의(艹/13) 율무 이(艹/5) 밝을 명(日/4) 구슬 주(玉/6)] 나쁜 꾀로 남을 골탕 먹이거나 어려운 처지에 빠지게 하는 모함에는 필히 따르는 것이 있다. 작은 것을 크게 떠벌리는 針小棒大(침소봉대), 억지로 남의 작은 허물을 들추어내는 吹毛覓疵(취모멱자)다. 식용이나 약용 등으로 두루 쓰이는 율무는 薏苡(의이)라 한다. 차로 달이거나 利尿(이뇨)와 진통에 효과가 좋다고 하더라도 귀한 구슬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런데도 수레에 싣고 온 율무를 뇌물로 받은 明珠(명주)라고 옭아매는 바람에 억울한 누명을 썼다. 터무니없는 수뢰의 참소를 받거나, 반대로 근거 없이 남을 비방할 때 사용되는 말이다. 薏(의)는 ‘억’으로도 읽혀 薏苡明..

고사성어 2022.04.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