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3

배궁사영(杯弓蛇影)

배궁사영(杯弓蛇影) 술잔에 비친 활을 뱀으로 알다. [잔 배(木/4) 활 궁(弓/0) 긴뱀 사(虫/5) 그림자 영(彡/12)] 남을 무턱대고 믿는 일도 안 될 일이지만 의심부터 앞세우는 것도 못할 일이다. ‘지나친 의심은 과오를 낳는다’거나 ‘지혜 없는 자 의심 끊일 날이 없다’고 불경에서 가르쳤지만 중생들은 따르지 못한다. ‘만일 하늘이 무너지면 어디로 피해야 좋을 것인가?’ 하고 침식을 잊으며 걱정했다는 옛날 중국 杞(기)나라 사람의 걱정은 옛날만의 어리석음이 아니다. 의심의 결정판이 속담에 있다. 물건을 잃게 되면 누구나 다 의심스럽게 여겨진다며 ‘도둑맞으면 어미 품도 들춰 본다’고 까지 했다. 술잔 속에 비친 활 그림자를 뱀으로 잘못 알았다는 이 성어는 쓸데없이 의심을 품고 지나치게 걱정한다는 이..

고사성어 2022.04.25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

공수래 공수거(空手來 空手去) 빈손으로 와서 빈손으로 간다, 허무한 인생 욕심은 멀리해야 한다. [빌 공(穴/3) 손 수(手/0) 올 래(人/6) 빌 공(穴/3) 손 수(手/0) 갈 거(厶/3)] 사람의 삶이 허무하고 덧없다는 것을 나타낼 때 꿈이나 이슬에 비유한 것이 유난히 많다. 꿈이 든 말로 자주 쓰이는 것이 南柯一夢(남가일몽)과 役夫之夢(역부지몽), 邯鄲之夢(한단지몽), 黃粱一夢(황량일몽) 등 이외에도 부지기수다. 아침 이슬은 해가 뜨면 스러지니 인생에 비유해 人生朝露(인생조로), 草露人生(초로인생)이다. 이보다 더 쉬우면서 자주 인용되는 것이 빈손으로 와서(空手來) 빈손으로 간다(空手去)는 이 성어다. 갓난아이로 태어날 때 맨 손이고, 한 평생 모은 재산으로 떵떵거리고 살았더라도 저 세상으로 갈..

고사성어 2022.04.25

반벽(返璧)

반벽(返璧) 구슬을 되돌려 보냄, 받은 선물을 돌려 줌 [돌이킬 반(辶/4) 구슬 벽(玉/13)] 남에게 물건 등을 건네는 것이 선물이다. 뇌물은 사사로운 일에 이용하기 위해 건네는 부정한 돈이나 물건을 말한다. 이처럼 사전에서는 명확히 구별하지만 주고받는 과정은 큰 차이가 없다. 어떤 마음으로 상대방에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마음의 정을 나누는 것이 가장 큰 선물이다. 선물과 뇌물의 차이를 잘 알 수 있게 소개한 것이 있다. 어떤 직위에 있는 사람에게 자리를 옮겨서도 받을, 혹은 줄 수 있는 것이라면 선물이고, 현재 그 직위에 있기 때문에 수수하는 것이라면 뇌물이다. 영국의 한 기업윤리보고서에서 제시한 것이라 한다. 璧玉(벽옥)을 되돌려 보낸다는 이 성어는 남이 선사한 물건을 받지 않고 되돌려 ..

고사성어 2022.04.25

무자가색(務玆稼穡)

무자가색(務玆稼穡) 씨 뿌리고 거두어 농사에 힘쓰다. [힘쓸 무(力/9) 이 자(玄/5) 심을 가(禾/10) 거둘 색(禾/13)] ‘농사가 천하 모든 사람들의 근본(農者天下之大本/ 농자천하지대본)’이란 말이 귀에 많이 익을 것이다. 요즘이야 농악 공연 때 펄럭이는 깃발에서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서 한두 세대 이전만 해도 농민이 다수고 농사가 가장 중시됐다. 이 말을 사시사철 계절 변화를 알아야 농사를 지을 수 있다는 데서 하늘과 땅의 진리를 깨닫게 하려는 지혜가 담겼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보든 이 말은 後漢(후한) 역사가 班固(반고)의 ‘漢書(한서)’에 백성을 다스리는 근본이 된다고 실린 부분에서 왔다. ‘농사는 천하의 큰 근본으로 백성들은 이에 의지하여 살아간다 (農天下之大本也 民所恃以生也..

고사성어 2022.04.25

박이부정(博而不精)

박이부정(博而不精) 널리 알지만 정밀하지 못함 [넓을 박(十/10) 말이을 이(而/0) 아닐 불, 부(一/3) 정할 정(米/8)] 아는 것이 힘이라 했으니 널리 알수록 모든 일에 유리할 터다. 두루 알지만(博而) 세세한 분야까지는 정밀하게 알지 못한다(不精)는 것이 이 성어다. 널리 아는 사람이 博士(박사)의 본뜻이지만 실제는 어느 한 분야에 깊이 파고들어 많이 아는 사람이다. 博學多識(박학다식)인 사람도 있겠지만 많은 분야에 모두 통달했다고 볼 수 없다는 말이다. 이럴 때는 精而不博(정이불박)이 된다. 老子(노자)가 이에 대해 일침을 놓았다. ‘참으로 아는 사람은 많이 아는 사람이 아니고, 모든 일에 다 통한다는 사람은 도리어 아무 것도 모른다 (知者不博 博者不知/지자불박 박자부지).’ 많이 알고도 요..

고사성어 2022.04.25

호고파산(好古破産)

호고파산(好古破産) 옛것을 좋아하여 재산을 다 날리다. [좋을 호(女/3) 예 고(口/2) 깨뜨릴 파(石/5) 낳을 산(生/6)] 먼저 살았던 선인들의 지혜를 소중히 여겨 오늘날 잘 받아들이면 더욱 발전할 수 있다. 예로부터 전해오는 말은 잘못이 없으니 명심해야 한다고 ‘옛말 그른 데 없다’는 속담이 이어온다. 孔子(공자)도 옛것을 익히고 그것을 미루어 새로운 것을 알아야 한다고 溫故知新(온고지신)이라 했다. 옛 문물을 소중히 여긴다는 崇古(숭고)라는 말도 있다. 하지만 무조건 과거의 일만 옳다고 여기고 따라 하기만 한다면 막막하다. 옛일을 참고는 하더라도 현재를 헤쳐 나갈 때는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는 가르침도 존재한다. ‘흘러간 물로써는 물방아를 돌릴 수가 없다’는 말과 통한다. 옛것을 무척 좋아하여 ..

고사성어 2022.04.25

백안시(白眼視)

백안시(白眼視) 남을 업신여기거나 무시하는 태도로 흘겨봄 [흰 백(白/0) 눈 안(目/6) 볼 시(見/5)] 눈은 보배다. ‘몸이 열이면 눈이 구할’이라는 말이 전하듯 눈이 잘 보이는 사람은 느끼지 못하지만 잠시만 불편해도 그 중요성을 절감한다. 오감 중에서도 視覺(시각)을 앞세우는 것은 보는 것으로 모든 것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눈은 마음의 거울’이라 했다. 온화한 눈빛의 사람에겐 절로 호감이 가고, 미인을 나타내는 성어 중에 눈이 아름다운 明眸皓齒(명모호치, 眸는 눈동자 모), 美目盼兮(미목반혜, 盼은 눈예쁠 반) 등의 말이 따로 있다. 하지만 해를 끼치는 상대에게는 눈이 찌푸려져 쌍심지를 켠다. 상대하기 싫은 위인에게는 흰 눈자위로 흘겨보거나(白眼視) 반대로 마음에 드는 상대에게는 푸른 눈자위를 ..

고사성어 2022.04.25

불효자오(不孝者五)

불효자오(不孝者五) – 다섯 가지 불효 [아닐 불(一/3) 효도 효(子/4) 놈 자(耂/5) 다섯 오(二/2)] 인간의 도리라며 예부터 중시하고, 고금의 효자를 기리며 상찬해도 불효는 있기 마련이다. 아무리 악독한 위인이라도 부모 앞에서는 말을 잘 따르는 순둥이가 된다. 그래서 남이 볼 때는 어버이를 효성스럽게 잘 섬기지 않아 손가락질 받는 불효자라도 부모는 감싸고 싶어 한다. 또 모두들 욕하는 부모님일지라도 자식이 정성스럽게 섬기면 효일 수 있다. 이처럼 상대적인 불효에 대해 명쾌하게 규정한 글이 있다. 세상에서 하지 않아야 할 다섯 가지 불효를 孟子(맹자)가 설명한다. ‘맹자’ 離婁(이루) 하편에 나온다. 戰國時代(전국시대) 齊(제)나라에 匡章(광장)이란 장군이 있었다. 秦(진)나라가 공격해 왔을 때..

고사성어 2022.04.25

호사토비(狐死兎悲)

호사토비(狐死兎悲) 여우의 죽음에 토끼가 슬피 울다. [여우 호(犭/5) 죽을 사(歹/2) 토끼 토(儿/5) 슬플 비(心/8)] 교활한 이미지로 먼저 다가오는 여우는 백발이 될지 모르나 결코 선량해지지 않는다고 낙인이 찍혔다. 九尾狐(구미호)는 간사하고 요망한 사람을 가리킨다. 반면 토끼는 정답고 친한 동물로 여겨진다. 게으름을 부려 거북에게 경주를 지지만, 자라를 속여 목숨을 건지는(鼈主簿傳/ 별주부전, 鼈은 자라 별) 지혜가 있어 사랑스러운 분신의 대명사다. 그런데 이 둘은 사이가 좋을까. 달리기에서 월등하게 앞서는 토끼와 쫓아봐야 헛일인 것을 아는 여우는 그저 그런 사이다. 여우가 죽었을 때(狐死) 토끼가 슬피 운다(兎悲)는 이 성어는 같은 처지의 동류끼리 불행을 위로한다는 뜻도 있고, 마음속으로는..

고사성어 2022.04.25

강랑재진(江郞才盡)

강랑재진(江郞才盡) 강랑의 재주가 다하다, 뛰어난 재능이 갑자기 무능해지다. [강 강(氵/3) 사내 랑(邑/7) 재주 재(手/0) 다할 진(皿/9)] 사람은 누구나 이 세상에서 자기가 제일이다. 모든 방면에 통달하는 재주가 없더라도 어떤 한 가지 방면에는 잘 하는 분야가 있기에 그럴만하다. 속담 ‘굼벵이도 구르는 재주가 있다’고 하듯이 제 잘난 맛에 산다고 하여 各者以爲大將(각자이위대장)이란 말도 생겼다. 이렇게 한 가지 재주로 우쭐할때 한 사람이 여러 사람의 몫을 해내는 재주꾼도 있다. 세 개의 머리와 여섯 개의 팔을 가진 능력자 三頭六臂(삼두육비)다. 이렇게 하늘이 여러 재주를 가능하게 해 준 천재는 甘井先竭(감정선갈)이라고 빨리 시드니 또한 공평하다고 할까. 이와 비슷하게 뛰어났던 재능이 쇠퇴한다고..

고사성어 2022.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