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랑시인 김삿갓 (135) *죽향과의 첫 만남. 김삿갓은 똑같은 시를 두 번씩이나 감격스럽게 읊고 나서, "도데체 이처럼 기가막힌 시를 누가 지었소이까 ?" 하고 일동에게 물었다. "강촌모경"이 너무도 훌륭한 시였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강촌모경을 지은 작자를 누구냐고 물어도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때문에 김삿갓은 불현듯 이 시는 남의 작품을 옮긴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다. "이 시를 지은 사람이 여러분 중에 반드시 있을 것인데, 왜 들 대답이 없지요 ? 다른 사람의 시를 옮겨 쓴 것은 아니겠지요 ? " 하고 준엄한 소리로 따지고 들었다. 그러자 저쪽 등 뒤에서 아까부터 새치름하게 앉아 있던 기생이 얼굴을 바짝 들며 항의한다. "선생님 ! 제 이름은 죽향(竹香)이라고 하옵니다. 남의 시가 아니고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