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1233

교문작자(咬文嚼字)

교문작자(咬文嚼字) 문장을 세심히 가다듬다, 글귀만 파고 따지다, 말을 함부로 하다. [물 교(口/6) 글월 문(文/0) 씹을 작(口/18) 글자 자(子/3)] 문장을 깨물고(咬文) 글자를 씹는다(嚼字)는 이 성어를 얼핏 들으면 屠門大嚼(도문대작)을 연상하기 쉽다. 씹는 것은 같은데 뒤의 것은 고기 맛이 좋다는 소문에 도축장 문만 바라봐도 입맛을 다신다는 뜻이다. 조선 중기 許筠(허균)이 식품과 명산지에 대해 기술한 저작으로 식품전문 서적으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됐다. 글을 깨물고 씹는다는 것은 물론 이면을 음미한다는 뜻도 있겠으나 문장을 세심히 가다듬어 어법과 사리에 어긋나지 않게 한다는 의미가 크다. 여기에서 글자의 꼬투리를 잡아 트집 잡거나 어려운 문자로 겉만 번지르르하게 하는 행위도 포함한다. ..

고사성어 2022.06.09

화병충기(畵餠充饑)

화병충기(畵餠充饑) 그림의 떡으로 허기를 채우다. [그림 화(田/8) 떡 병(食/8) 채울 충(儿/4) 주릴 기(食/12)] 그림에 그려진 떡이라는 아주 쉬운 비유로 우리 속담에 ‘보고 못 먹는 것은 그림의 떡’이란 것이 있다. 아무 실속이 없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그 말을 그대로 한역한 듯한 畵中之餠(화중지병)이란 성어도 있다. 하지만 이 말은 비유는 같지만 속담성어는 아닌 듯하다. 그림의 떡으로 굶주림을 채운다는 畵餠充饑의 고사가 있기 때문이다. 배가 고프지만 그림 속에 있는 떡으로 허기가 채워질 수가 없으므로 실제 도움이 안 되거나 허황된 상상으로 자신을 위안한다는 것을 뜻했다. 陳壽(진수)의 정사 ‘三國志(삼국지)’중 魏書(위서)의 盧毓傳(노육전, 毓은 키울 육)에 실린 이야기다. 曹操(..

고사성어 2022.06.09

유생개곡(有生皆哭)

유생개곡(有生皆哭) 살아남은 사람 모두 곡을 하다. [있을 유(月/2) 날 생(生/0) 다 개(白/4) 울 곡(口/7)] 天泣地哀(천읍지애) 하늘도 울고 땅도 운다는 말은 언제 쓰일까? 북한에서 김일성이나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이 말을 사용했다. 하지만 대규모의 천재지변이나 대형사고가 났을 때, 가까운 예로 세월호 참사나 일본 쓰나미 희생자의 영결식에 적합한 말이다. 추적추적 비라도 내리면 더욱 실감난다. 이런 재해에 비할 정도가 아닌 전쟁의 참화는 전 국토가 마비되고 시체가 온 들판에 나뒹구니 더욱 슬피 울 일이다. 살아있는 사람(有生)이 모두 다 곡을 한다(皆哭)는 이 말도 壬辰倭亂(임진왜란)의 참상을 전하는 데서 나왔다. 임진년인 1592년 음력 4월 13일, 양력으로는 5월 23일 왜국의 700여..

고사성어 2022.06.09

오상[五常]과 칠절[七絶]의 감나무

오상[五常]과 칠절[七絶]의 감나무 감나무는 오상[五常]과 칠절[七絶]을 지녔기에 예전부터 효(孝의) 상징으로 인식되었으며, 감잎에 글을 쓸 수 있으니 문[文], 나무가 단단하여 화살촉으로 사용 할 수 있으니 무[武], 과일의 겉과 속이 다 같이 붉으니 충[忠], 치아가 불편한 노인도 먹을 수 있으니 효[孝], 나뭇잎이 다 떨어져도 과일이 나뭇가지에 떨어지지 않으니 절[節] 등의 5가지 범인인 오상[五常]이 있다. 감나무는 첫째로 나무가 오래 살며, 둘째 많은 그늘이 있어 시원하고, 셋째 새가 둥지를 짓지 않으며, 넷째 벌레가 없고, 다섯째 서리 맞은 단풍잎이 보기 좋으며, 여섯째 맛있는 열매가 열리고, 일곱째 낙엽이 비대하여 글을 쓸 수 있으므로 풍류를 즐길 수 있다고 하여 감나무의 칠절[七絶]을 이야..

고사성어 2022.06.09

권불십년이요! 화무는 십일홍이라?

권불십년이요! 화무는 십일홍이라? 도술이 뛰어난 도사가 주막에서 쉬고 있는데 한 청년이 옆자리에 앉아 술을 마시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다가 술에 취해 잠이 들었는데. 도사는 웃으며 자신의 보따리 속에서 베개를 꺼내서 청년의 머리에 받쳐주었고 꿈속에서 유명한 부잣집 딸과 혼인을 하여 잘생긴 아들 세명을 낳고 자신도 과거에 급제하여 마침내 정승까지 되었다. 그런데 어느날 다른 신하의 음모에 빠져 역적으로 몰리게 되어 마침내 죽을 운명에 처해 지난날을 회상하는데... 고향에서 농사나 짓고 살았다면 억울하게 죽지 않을텐데! 부귀와 영화가 이렇게 덧없는데, 무엇 때문에 벼슬자리에 안달을 했던고. 지난날이 한없이 그립지만 이제 와서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눈물을 흘리며 사약 사발을 마시려는 순간 나는 잠에서..

고사성어 2022.06.06

화무십일홍 (花無十日紅)

화무십일홍 (花無十日紅) 열흘 동안 붉은 꽃은 없다. 花(꽃 화)無(없을 무)十(열 십)日(날 일)紅(붉을 홍) 열흘 붉은 꽃이 없다는 뜻으로, ①'한 번 성한 것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짐'을 이르는 말 ②권세(權勢)나 세력(勢力)의 성(盛)함이 오래 가지 않는다는 말 우리 속담 ‘열흘 붉은 꽃은 없다’와 같이 ‘봄꽃도 한 때’란 말도 일상에 흔히 쓰이는데 부귀영화란 일시적인 것이어서 그 한 때가 지나면 그만이라는 것을 깨우친다. 어떤 것도 영원하지 않고 한 번 성한 것이 얼마 못 가서 반드시 쇠하여짐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다. 이 말의 쓰임이 워낙 여러 곳에 통용될 수 있어서인지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어디서 먼저 사용되었는지는 뚜렷하지 않다. 처음은 아니라도 굳이 사용된 곳을 찾는다면 南宋(남..

고사성어 2022.06.05

혁희음생(赫曦陰生)

혁희음생(赫曦陰生) 밝고 뜨거운 햇살 이후 음기가 생기다. [빛날 혁(赤/7) 햇빛 희(日/16) 그늘 음(阝/8) 날 생(生/0)] 지구가 태양을 1년에 걸쳐 돌면서 위치에 따라 변화하는 四季(사계)를 세분하여 二十四節氣(이십사절기)를 만들었다. 立春(입춘), 雨水(우수)부터 小寒(소한), 大寒(대한)까지 24개로 나눈 것이 그것이다. 예부터 이에 맞춰 농사를 지었기에 일상에 영향이 컸고 중국에는 노동요로 節氣歌(절기가)까지 전해졌다. 立夏(입하)부터 시작되는 여름을 예로 들면 이런 식이다. ‘여름은 까끄라기 가득하고 여름 더위 이어지네 (夏滿芒夏暑相連/ 하만망하서상연).’ 小暑(소서), 大暑(대서)까지 이어진다는 뜻이다. 낮이 가장 길고 밤이 짧은 夏至(하지)는 여름 햇살이 가장 밝고 뜨거운데(赫曦)..

고사성어 2022.06.05

정문입설(程門立雪)

정문입설(程門立雪) 정씨집 앞에서 눈을 맞다, 스승을 공경하다. [한도 정(禾/7) 문 문(門/0) 설 립(立/0) 눈 설(雨/3)] 가르침을 받기 위해 스승의 집 앞에서 기다리다가 눈이 와도 꼼짝 하지 않는다. 아직 아무런 분부가 없어서다. 스승을 존경하는 태도가 끔찍할 정도로 흔들림이 없다. 그 스승이 程氏(정씨) 집 두 형제 二程(이정)이라면 그럴 만하다. 형 程顥(정호, 顥는 클 호, 1032~1085)와 동생 程頤(정이, 頤는 턱 이, 1033~1107)는 중국 北宋(북송) 때의 대유학자로 당시의 사회 인사들로부터 존경을 받고 배우려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약간 뒤를 잇는 朱熹(주희, 1130~1200)와 함께 그들의 학문을 程朱學(정주학)이라 일컬을 정도였다. 이 성어는 제자가 스승을 공경하..

고사성어 2022.06.05

피실취허(避實就虛)

피실취허(避實就虛) 적의 주력을 피하고 약한 곳을 공격하다, 실질을 버리고 공론만 일삼다. [피할 피(辶/13) 열매 실(宀/11) 나아갈 취(尢/9) 빌 허(虍/6)] 경쟁자와 다투거나 적과 싸울 때 양측이 완벽하기는 어렵고 틈이 있기 마련이다. 상대가 강한데 제 실력은 감안하지 않고 무조건 덤비면 범 무서운 줄 모르는 하룻강아지 꼴이 된다. 반면 덩치만 믿고 적을 깔보다간 다윗(David)의 돌팔매에 당한 골리앗(Goliath) 신세를 못 면한다. 중국 春秋戰國時代(춘추전국시대)의 전략가 孫子(손자)의 병법은 전장을 넘어 인생의 가르침이 되고 국가경영의 중요한 지침을 주는 책이라 평가된다. 여기 나오는 잘 알려진 말이 知彼知己(지피지기)와 함께 虛虛實實(허허실실)이다. 어느 것이나 상대의 실력을 잘 ..

고사성어 2022.06.03

무언불수(無言不讐) -

무언불수(無言不讐) 어느 말에도 응답이 있다, 말을 조심해야 한다. [없을 무(灬/8) 말씀 언(言/0) 아닐 불(一/3) 원수 수(言/16)] 말이 많거나, 말을 잘못 하거나 말로 인한 재앙은 끊임이 없다. 자기가 내세우는 주장이 옳다고 고집하거나 잘못을 보고도 입을 다물거나 모두 말썽이 되니 그만큼 말이 어렵다. 말을 조심하라는 성현의 가르침이 끝이 없는 것도 그만큼 알고도 지키지 못하는 일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가장 섬뜩하면서도 널리 알려진 성어가 중국 五代(오대)의 장수 재상이었던 馮道(풍도)의 口禍之門(구화지문)이다. 여기에 혀가 몸을 베는 칼이라는 舌斬身刀(설참신도)가 따르니 무시무시하다. 3000년이 넘는 가장 오래된 시집 ‘詩經(시경)’이 말조심에 빠질 수 없다. 말을 하게 되면 응답이 ..

고사성어 2022.06.02